한미사이언스 주총서 형제 승리...OCI와의 통합 사실상 백지화

주주제안 안 모두 가결…이사 5명 선임
이사회 추천 후보는 요건 불충족으로 부결
미등기 전무이사가 송 회장 대리인 맡아

김나경 승인 2024.03.28 15:37 | 최종 수정 2024.03.28 16:09 의견 0
28일 9시 임종윤 전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불참하였다. (사진=김나경 기자)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장악에 성공했다. 이사회 추천 후보는 모두 보통결의 요건을 불충족하여 부결됐으며,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안건 중 이사 선임 안건은 요건을 충족하여 모두 가결됐다. 이로써 한미그룹과 OCI그룹간 통합은 사실상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가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출석주주는 본인 및 위임장 포함 2160명이며, 지난해 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6776만3663주) 가운데 80% 수준인 5962만4506주가 표결에 참여했다.

송영숙 회장이 불참함에 따라 신성재 전무이사(미등기 임원)가 정관 상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 총회 의장을 맡았다.

신 전무는 “한미가 과거에 머무를지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지 정하는 자리”라며 “흔들림 없는 신약 개발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열망을 하나로 모아달라. 이른 시일 내 높은 주주가치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하며 주총의 문을 열었다.

이날 부의된 안건은 △제51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주제안한 △이종윤·임종훈 사내이사 신임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신임 △사봉관 사외이사 신임 등은 모두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해 가결됐다.

임종윤 전 사장은 “후보로 나선 본인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12년 정도 하고 이후 외곽에서 쉬고 있다. 동생인 임종훈 후보는 한미약품에 평생을 바치고 있었다. 잘 아시다시피 권규찬 박사는 한미약품에서 신약 FDA를 등록했으며, 배보경 후보는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다. 사봉관 후보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부장판사였으며 현재는 변호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총 과정이 길어진 것에 대해 "이런 행사는 주주의 의견을 존중해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주주가) 포로가 됐다. 빚을 졌다. 이런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주로서 열심히 끝까지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은 의결권 계산 등이 길어져 12시 30분에서 시작돼 오후 4시가 돼서야 마무리됐다.

이사회가 상정한 △임주현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사내이사 신임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신임 △박경진·서정모·김하일 사외이사 신임은 모두 보통결의 요건 불충족으로 부결됐다.

이사회 추천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 안은 이사 후보가 부결됨에 따라 자동 폐기됐으며, 주주제안 후보 배보경·사봉관 역시 의결권 3% 제한 적용 결과 부결됐다.

한편, 이날 송 회장의 직무대행을 맡은 신성재 미등기 전무이사의 적법성이 논란에 올랐다.

임종윤 전 사장은 주총장에서 “전무이사가 맞느냐. 등기이사가 아닌데 왜 이사라고 했나. 사기가 아닌가. 여기(주총장에)와서 한미의 수준이 참담하다고 느꼈다”고 지적하였고, 임 전 사장 측 변호사는 “고등법원에 미등기 이사는 대행자로 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다. 추후 절차진행의 적법성 여부와 진황과정을 보고 의장 불신임 등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