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4% 에치에프알 소액주주연대, 감사 선임 이뤄낼까

사측, 법원 결정 일주일 만에 주주제안 안건 상정
감사 수 1명 제한 정관변경안 추가…기존 감사 임기 남아
연대, 대표이사 보수한도 7200만원 승인건도 제안

김나경 승인 2024.03.27 11:21 | 최종 수정 2024.03.27 14:08 의견 0
정종민 에치에프알 대표. (사진=에치에프알)

에치에프알이 감사 수를 1명으로 제한하는 정관변경안을 추가 상정하며 주주제안 감사 후보에 방어태새를 취했다. 기존 감사의 임기가 남아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회사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정종민 대표 연임, 대표 보수한도 7200만원 제한, 기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및 자사주 100억원 매입·소각, 허권 감사후보 선임 등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치에프알은 오는 29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제9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부의된 안건은 △제9기 재무제표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정종민 대표·김은철 사내이사 재선임 △조범근·송은범 사내이사 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매입(주주제안) △자기주식 소각(주주제안) △감사선임(주주제안) △대표이사 보수한도 승인(주주제안) 등이다.

정종민 대표와 소액주주연대는 정 대표의 연임과 주주제안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인 정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0.23%, 소액주주 지분율은 59.34%다. 지난 20일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헤이홀더에 결집된 지분율은 13.63%다.

강력하게 주주제안을 거부하던 에치에프알은 법원의 의안상정 가처분 인용 결정에 도 불구하고 감사 선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앞서 에치에프알은 지난 14일 법원의 주주제안 관련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도 주주제안을 배제한 채 주총소집공고를 공시했으며,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1일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했다.

회사는 주주제안 안건 상정과 함께 감사 수를 1명으로 제한하는 정관변경안을 추가했다. 해당 안건이 가결되면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허권 변호사의 감사 선임은 불가능해진다. 현재 감사직을 맡고 있는 안정원 상근 감사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 25일까지다.

소액주주연대는 대표이사의 연 보수한도를 7200만원으로 승인하는 건 역시 제안했다.

이번 주총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정종민 대표는 지난 2022년부터 전년대비 3배 이상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 정 대표의 보수는 2021년 5억원 이하에서 2022년 15억 5200만원, 2023년 17억3100만원으로 늘었다.

연대는 회사가 실적 호조에 대표 보수를 3배 이상 늘린 반면 주주환원은 없었다고 비판한다.

에치에프알은 2021~2022년 해외 수주 급증으로 실적이 호조됐다. 이 회사는 2021년 영업익 218억원, 순이익 186억원으로 흑자전환하고 이듬해 매출 3663억원, 영업익 902억원, 순이익 68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1641억원, 순이익1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손실은 8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연대는 주주환원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제안했다. 올해 상반기 내로 기 보유 자사주(36만5252주, 0.04%)를 전량 소각하고 100억원 상당의 자사주(26일 종가기준 68만2593주, 0.07%)를 새로 매입하라는 것이다. 또한 새로 매입한 자사주는 올해 하반기까지 전량 소각할 것을 요구했다.

연대는 “지난해 3월 24일 주주총회 당시 참석한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4월 내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 배당 검토 등을 공지하기로 했으나 검토만 하고 지켜진 약속이 없다. 현재 주가는 52주 신고가 3만5500원 대비 약 50% 하락했으며, 현재도 52주 신저가에 가까운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에치에프알은 올해 주총에서 상장이래 첫 결산배당을 결정할 예정이다. 2023년 결산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20원으로 시가배당률 1.25% 수준이다. 배당금 총액은 28억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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