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그룹과 통합' 이우현 OCI 회장, 숙부 회사에 자금수혈

OCI홀딩스 최대주주 이복영 회장의 회사 지원
의결권 없는 우선주 유증 참여...136억원 투입

김선엽 승인 2024.03.07 16:32 | 최종 수정 2024.03.07 17:09 의견 0

한미약품 그룹과의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인 OCI그룹이 이우현 OCI 회장의 숙부가 소유한 회사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주주인 작은 아버지로부터 그룹 통합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한 차원이란 시각이 제기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OCI의 말레이시아 법인인 OCIM은 SGC이테크건설의 제3자 배정 유증에 참여했다. 자금 투입 규모는 약 136억원으로 전체 주식 총수의 약 18%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에 발행하는 주식은 우선주로 의결권이 없다.

SGC이테크건설은 OCI그룹 계열사이긴 하지만 그 동안 그룹 내에서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 OCI는 이우현 회장이, SGC그룹과 유니드 계열은 각각 이복영·화영 회장이 맡아 왔다. 이복영 회장은 SGC에너지를 통해 SGC이테크건설을 소유하고 있다.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은 이우현 회장의 부친인 고 이수영 회장의 남동생들이다.

즉 이우현 회장이 말레이시아 해외 법인을 통해 숙부가 소유한 SGC계열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이복영 회장과 이화영 회장은 지주사인 OCI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7.49%, 7.45% 보유해, 각각 이우현 회장(6.62%)보다 많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화영·이복영 회장이 이 회장의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반쪽짜리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그 동안 업계에서는 한미약품과의 통합과 관련해 이우현 회장 측에서 어떻게 두 숙부를 설득했을까를 두고 관심을 쏟아 왔다. OCI그룹 전체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12일 한미약품그룹 발표문에 따르면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구주·현물출자 18.6%, 신주 8.4%)를 7703억원에 매수하고,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이 계약을 주도한 반면,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는 철저히 배제됐다.

이에 두 형제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함과 동시에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우현 회장이 두 숙부의 동의 없이 이번 건을 진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반대급부 차원에서 우선주 유상증자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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