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가 무르익은 가운데 소액주주연대가 백기사 전략을 시도한다. 디딤이앤에프와 아난티의 소액주주연대가 경영권 교체를 위해 서로의 회사 주식을 매집해 우호세력으로 활동하겠다는 것이다.
27일 <주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아난티 주주연대는 최근 디딤이앤에프 주식 매수에 들어갔다. 오는 4월 12일 있을 디딤이앤에프 임시주주총회에서 디딤이앤에프 주주연대의 주주제안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아난티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일단 본인이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하고 있고 연대 회원들 중에서도 디딤이앤에프 주주가 많아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위임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딤이앤에프 이사회는 오는 4월 임시주총을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최대주주 김상훈 씨가 인천지방법원에서 임시총회소집허가를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8월 최대주주에 오른 개인 투자자 김상훈 씨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경영권을 교체에 나선다.
김상훈 씨를 비롯한 4인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1인, 감사 1인을 선임하고, 기존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 감사 1인을 해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현재 디딤이앤에프에는 5% 이상 주주가 최대주주 김상훈 씨(6.33%)밖에 없으며 그를 필두로 한 디딤이앤에프 소액주주연대는 플랫폼 ‘액트(αCT)’를 통해 지분 15.73%(27일 기준)를 모았다.
여기에 아난티 소액주주연대까지 힘을 보태는 것이다.
연안식당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디딤이앤에프는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빠진 회사 상황에 최대주주는 2년 만에 최대주주가 네 번 교체됐다. 최대주주는 2021년 이범택에서 정담유통으로 바뀌었으며, 지난해 3월 정담유통에서 미국계 회사인 웨이스트포인트인베스트먼트, 같은 해 7월 테라핀, 같은 해 8월 개인투자자 김상훈 씨로 변경됐다.
최대주주에 오른 김상훈 씨는 이사회 장악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안건으로 올린 신주인수권의 이사회 권한 확대 등 정관 변경과 9명의 이사후보 선임안을 모두 부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회사는 올해 1월 임시주주총회를 다시 개최해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1인, 감사 2인을 선임하는 안을 상정했고 감사 외 모든 이사 선임을 가결시켰다.
김상훈 씨는 이사회를 장악하는 대로 회사의 실적회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본업인 식음료 사업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구조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현금이 없으니 핵심적인 것 빼고는 매각해서 현금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식음료 및 기업금융전문가, 구조조정 전문가로 팀빌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회사의 경영권을 획득한다면, 회사로부터 어떠한 급여나 비용 처리 등 금전적 지급을 받지 않겠다. 오직 회사 실적 회복과 정상화로 성장궤도에 올리는 데 집중하고, 차후 해당 대가를 주주의 결정에 따른 스톡옵션으로 받겠다”고 덧붙였다.
아난티 소액주주연대 역시 추후 아난티의 경영권 교체를 노리는 만큼 상황이 비슷한 디딤이앤에프 소액주주연대를 우군으로 둬 성공률을 높일 계획이다.
호텔 기업 아난티는 2021년 흑자 전환한 후 2년 만에 매출이 4배가량 폭증했지만, 1996년 상장 이래 무배당을 고수하고 있다. 호실적에도 지난해 12월 총발행주식의 1% 수준인 자사주 100만 주 소각 발표 외 별다른 주주환원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난티의 유보율은 7078%다.
이에 주가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난티 주가는 2019년 ‘남북 경제협력주’로 주목받았을 때를 제외하곤 지난 10년간 1만원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같혀 있는 모습이다. 아난티는 26일 전거래일 대비 1.40% 하락한 63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난티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연대가 애초에 회사(아난티)에 요구했던 1600만 주 자사주 매입·소각은 없으며 만약 해도 경영실적이나 유보금에 한참 못 미치는 200~300만 주에 그칠 것이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난티 최대주주 지분은 11.4%이고, 연대 지분율은 7%다. 오는 28일 주주명부열람등사 재판에서 승소하고 주주명부를 획득하면 1대주주로 등극한다. 주주명부 없이 7%였으니 최소 15% 결집을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연대가 목표로 하는 지분을 모으면 임시주총을 열어 대표이사 및 이사회 전부 해임안을 상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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