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에스폼 소액주주 "대주주 1조 챙기며 고작 34억 배당"

"당기순이익 30%...주당 2100원 배당해야"
자사주 전량 소각 후 신규 취득 요청
유동성 개선 위해 무상증자 200% 제안

김나경 승인 2024.02.06 16:00 의견 0

코스닥 상장기업 삼목에스폼의 소액주주연대가 회사 측에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현금배당 2100원과 정관변경,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 소액주주 추천 감사위원 선임이 그 내용이다.

6일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소액주주연대는 전날(5일) 삼목에스폼 경영진에 정기주주총회 주주제안을 보냈다.

의안은 총 4가지로 ▲제1호 의안 현금배당 주당 2100원 ▲제2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제3호 의안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 ▲제4호 의안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김태호 선임의 건(분리선출의 방식) 등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목에스폼 주주구성은 에스폼 외 특수관계인 66.84%, 소액주주 27.63%다. 5일 기준 연대 측 보유지분은 4.16%다.

지난해 12월 15일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가 에스폼산단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김나경 기자)

소액주주연대는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13~2022년 연평균 배당성향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24.3%, 코스닥 시장의 경우 21.5%다. 반면, 우리 회사는 3.5%에 불과하다”며 “동기간 중 우리 회사의 현금배당금총액은 105억4000원으로 당기순이익 누계액 2868억원의 단 3.67%수준”이라고 말했다.

연대는 이어 “2021년 7월 합병 이후 실적은 급증했으나 여전히 초저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배당 요청은 주주의 몫으로 정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한 소액주주연대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40만5634주 전량 소각, 직전사업연도 말 현재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중 100억원에 해당하는 자사주 60만6800주 신규 취득, 유동성 개선을 위한 무상증자 200%를 제안했다.

국내 알루미늄폼(알루미늄 거푸집) 점유율 1위 기업인 삼목에스폼은 건설현상 골조공사에 소요되는 거푸집류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실질적인 지주회사는 삼목에스폼 지분율 46.50%의 에스폼이다. 2022년 말 기준 에스폼 지분구성은 김준년 삼목에스폼 대표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 100%로, 김 대표 외 특수관계인이 에스폼을 통해 삼목에스폼을 간접지배하는 구조다.

삼목에스폼은 2021년 에스폼과의 사업부문 합병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목에스폼 영업이익은 2020년 약 127억원 적자에서 2021년 약 37억원 흑자전환한데 이어 2022년 약 694억원으로 18배 이상 증가했다.

주주연대는 “2007년 4월 김준년 삼목에스폼 대표 일가 지분율 99%, 자본금 10억원의 에스폼이 설립됐다. 이후 2021년 7월 삼목에스폼과 사업부분이 합병되기 전까지 (삼목에스폼은) 15년간 대주주 일가 뒷바라지를 했다”고 주장했다.

연대 측에 따르면 에스폼의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삼목에스폼향 매출액은 439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에스폼의 총 매출액은 1조4351억원으로 단순계산하면 총 매출의 30.65%가 삼목에스폼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2021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된 후 대주주 에스폼과 사업부문을 합병했다.

연대는 2016년 삼목에스폼의 대규모 유상증자 당시 대주주 일가가 참여하지 않은 점도 지적한다.

에스폼은 2016년 5월 삼목에스폼의 490만 주 규모 유상증자 시기 김 대표와 김 대표의 모친 이영자 씨에게 배정된 약 122만 주 신주인수권을 매입해 지분율을 21.58%에서 30.32%로 높였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 등 대주주는 삼목에스폼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에스폼을 통해 삼목에스폼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셈이다.

발행 주식 수의 절반 수준인 유상증자에 삼목에스폼 주가는 2015년 5월 4만원대에서 2016년 12월 1만원대로 하락했다.

한편, 삼목에스폼은 2013년 이후 주주들에게 주당 배당금 100원을 고수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2021년 4.43%에서 2022년 2.24%로 해마다 줄었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주주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삼목에스폼 및 대주주 일가 소유 에스폼이 1조원 이상을 챙기는 동안 소액주주들은 배당금 총 34억원이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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