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동일 소액주주연대, 3월 주총 앞두고 본격 행보

자사주 전량 소각·최대주주 주식 매입 요구
감사해임·동일알루미늄 흡수합병 주주제안 계획
최대주주 정헌재단 자금대여와 주식 고점 매각 논란

김나경 승인 2024.01.24 20:17 의견 0

DI동일 소액주주연대가 본격적인 주주행동을 시작했다. 회사에 자사주 전량 소각과 최대주주의 장내 주식매입을 요구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까지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연대 측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요구를 취하한 후 이렇다 할 주주환원을 하지 않고 있다.

24일 <주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DI동일 소액주주연대는 전날(23일) 회사에 자사주 전량 소각과 최대주주의 장내 주식매입을 요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DI동일 소액주주연대는 “회사가 (연대의) 임시주총 취하 이후 주주환원을 하지 않아 자사주 전량 소각, 서민석 대표와 서태원 회장의 장중 지분 매입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DI동일은 지난해 11월 자사주 130만2034주(5%) 소각했음에도 남은 자사주가 565만7482주(22.87%)에 이른다.

연대 측은 이어 “추후 (종속회사) 동일알루미늄 상장 의혹에 대한 설명도 요구할 것”이라며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해임과 동알알루미늄 흡수합병을 제안해 표 대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기준 DI동일 소액주주연대의 액트 지분율은 13.47%다.

소액주주연대의 감사선임 안건은 최대주주 정헌재단에 대한 반복된 자금대여와 지난해 11월 있었던 정헌재단의 DI동일 지분 고점매각 영향으로 풀이된다.

DI동일 대주주는 정헌재단을 통해 회사를 간접지배하고 있다. 정헌재단은 DI동일그룹 창업주 정헌 서정익의 부인 이영숙 여사가 1979년 설립한 재단으로, 현재 서민석 DI동일 회장이 대표로 있다.

DI동일은 정헌재단에 지난 4년간 8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대여해줬다. 2020년 약 36억원, 2021년 약 42억원, 2022년 7684만원에 이어 지난해 9374만원을 지원한 것이다. 이 기간 DI동일이 정헌재단으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약 12억원에 불과하다.

연대는 “지분이 있는 주주라고 해서 아무 주주에게나 금전대여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 정헌재단은 소송으로 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했다. 정헌재단의 대표와 DI동일의 회장이 동일하다. 공정거래법상 최대주주에 대한 부당지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헌재단은 과거 보유 중인 DI동일 주식의 92%가량을 주식담보대출에 사용했다가 반대매매 위기에 놓인 바 있다.

재단은 2015~2019년 사이 총 7차례에 걸쳐 메리츠종금증권 등 4개 증권사에서 25만5975주를 담보로 총 124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이후 DI동일 주가가 하락하며 담보 비율이 줄어들었고, 이에 2020년 3월 증권사들이 주식 7929주(약 4억1300만원)를 강제로 처분(반대매매)했다.

반대매매를 계기로 해당 주식담보대출은 정헌재단 직원이 주무관청의 허가 없이 임의로 제공한 횡령으로 밝혀졌으며, 이와 관련된 대출 계약 무효 재판에서 증권사들이 패소하며 정헌재단은 255만9750만주와 주식을 가지고 있던 기간 받은 배당금을 모두 돌려받았다.

정헌재단은 내부 회계 부실의 책임으로 증권사 측에 26억7177만원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정헌재단은 주식 고점 매각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DI동일이 자사주 35억원 매입과 5% 소각을 발표해 주가가 40% 넘게 급등하자 다음 달 정헌재단이 시간외 거래로 33만1874주(1.3%)를 매각한 것이다.

최대주주의 주식 매각으로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기준 DI동일 종가는 2만5500원으로 지난해 11월 14일 52주 최고점을 경신한 3만2525원 대비 21.6%가량 하락했다.

지분율 5.93%의 DI동일 대주주 서민석 회장은 현재 80세의 나이로 승계 문제까지 엮여 있어 주주들은 불안한 실정이다. 으레 승계 시기 회사들은 주가누르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는 상속일 기준으로 전·후 2개월간의 거래소 평균 종가를 기준으로 주식 가치를 정한다.

대주주 일가의 상속이 예상되는 회사에서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 누르기를 한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동일알루미늄이 고객이 원하는 너비와 길이로 알루미늄박을 자르고 있다. (사진=동일알루미늄)

DI동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지분율 90.4%의 종속회사 동일알루미늄의 상장 위험도 있다. 동일알루미늄은 1989년 4월 설립된 업체로 국내 이차전지 알미늄박 업체 중 가장 큰 업체다.

알루미늄 사업은 2019년 3월 비(非) 섬유소재 사업의 매출 비중이 커지며 지주사격인 동일방직이 DI동일로 사명을 변경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동일알루미늄을 비롯한 알루미늄 사업의 매출액은 2019년 약 1912억원에서 2022년 약 2601억원으로 3년 만에 36% 가까이 성장했다.

연대 측은 “추후 동일알루미늄 상장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며 “(우선) 동일알루미늄 합병이 목표다. (일단 합병되면 다시) 물적분할은 요건이 까다롭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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