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품는 하림...소액주주는 강력 반발

HMM·팬오션 소액주주 국민동의청원 진행
매각 과정 불투명성 및 특혜의혹 지적
본계약 진행시 소액주주 집회도 계획

박소연 승인 2023.12.27 18:22 | 최종 수정 2023.12.28 10:34 의견 2

국내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HMM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이 선정되면서 HMM 소액주주들과 팬오션 소액주주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MM 소액주주연대는 HMM 매각 과정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진행 중이다. HMM 소액주주연대는 하림그룹의 본계약 최종 무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HMM 소액주주연대는 매각 과정의 불투명성 및 특혜 의혹, 산업은행의 영구채 주식 전환 등을 지적했다.

홍이표 HMM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달 ​​​23일 공개 입찰이 마감됐는데 입찰 마감과 동시에 ​​입찰 예정가가 공개가 됐었어야 마땅하지만, 산업은행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 다음 날부터 언론을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금액 6조4000억원 수준으로 매각가가 공개됐다. 이는 외국 선사라는 이유로 공개 입찰에서 배제된 하팍로이드가 제시한 9조원과 거의 2조6000억원 차이나는 금액이다"고 말했다.

이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HMM을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는 회사에 매각하겠다고 언론에서 밝혔지만 지금까지 해온 행태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은 인수 여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경쟁력 있는 회사가 공개 입찰에 들어오게 할 의지가 있었다면 산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2조6800억원에 대해 주식 전환을 하지 않고, HMM이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을 받은 후, 대기업이 공개입찰에 뛰어들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HMM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길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동행한 것을 두고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물밑 테이블 협상이 있었을 경우 배임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HMM 소액주주연대는 하림그룹의 본계약이 무산되지 않는다면 국민 청원에 이어 주주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홍 대표는 "수많은 해운업계 관계자와 해운업 전문가들이 하림그룹의 HMM 인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산업은행만 눈감고, 귀 막고 있는 형국이다. HMM은 유일한 국적선사인 만큼 한진해운과 같은 길을 걷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며 "향후 하림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본계약까지 나아갈 경우 소액주주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팬오션 소액주주도 하림그룹의 본계약 체결 저지에 나섰다.

​하림은 6조원 가량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팬오션의 3조원대 유상증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기준 팬오션의 시가총액은 1조9378억원 수준으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해 보인다.

​​팬오션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번 거래 계약 체결을 전제로 당사의 유상증자 추진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종목토론방 등을 통한 주주들의 원성은 커지는 상황이다.

증권가도 팬오션의 유상증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림그룹의 인수 주체인 팬오션은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영구채 및 유상증자, 그리고 자산 유동화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팬오션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이 기업 가치를 회복하려면 1년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명확한 주주가치 희석비율을 알 수 없단 점에서 이번 유상증자 이슈를 바탕으로 팬오션에 대한 분석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

팬오션 소액주주들 또한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하기 위해 'HMM 졸속 매각 반대에 관한 청원'에 대한 청원서를 등록했다. 현재 100명 이상이 찬성하면서 국민동의청원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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