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2023년 매출 25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제련 부분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이차전지 및 자원 순환 사업, 신재생에너지 등을 트로이카 드라이브(TD) 사업으로 선정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주가는 박기덕 대표가 취임한 지난 3월 17일 52만7000원에서 지난 26일 50만원으로 5.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 주가는 5만55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29.73% 상승했다.

올 상반기 실적은 저조했다. 매출 비중 37%에 해당하는 아연 가격이 전년동기대비 35% 하락하면서 판가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아연 수요처인 철강회사가 감산에 들어가 아연 수요 역시 줄었다.

3분기에는 연 설비 정상화로 판매량이 증가해 별도 영업이익이 2분기 수준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아연 가격이 반등하고 연 판매량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귀금속 가격 상승과 신사업 실적 반영이 전망된다.

내년도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본사와 해외 계열사인 호주 SMC 생산량 정상화로 제련사업 수익성 정상화도 기대된다.

다만, 제련회사와 광산회사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벤치마크 TC(제련수수료)는 하락할 전망이다.

신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내년 상반기 이차전지용 전해동박 상업생산을 1단계 1만3000톤으로 시작해 2026년말까지 총 6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자회사 켐코의 연결 편입을 통해 니켈제련소(4.3만 톤) → 황산니켈(10만 톤) → 전구체 (2만 톤)의 ‘올인원 니켈제련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황산니켈은 내년부터 연결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전구체 사업은 내년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자회사 캠코와 글로벌 원자재 업체 트라피구라 투자를 유치하며 지분율을 35%에서 64%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캠코는 고려아연의 연결 대상 자회사로 편입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촌인 최내현이 켐코 회장에 오르며 2차전지 소재 분야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기덕 대표는 올 3월 최윤범 회장과 각자대표 자리에 올라 TD(트로이카 드라이브)사업부문 총괄하게 됐다.

각자대표란 2인 이상의 대표이사가 독립적으로 의사결정권을 갖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각 분야별로 담당 대표가 결정을 내리는 형태로 진행된다.

TD사업은 크게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세 가지로 나뉜다. 고려아연은 TD사업에 10년간 11조 9000억원을 투자해 매출을 올해 1000억원에서 2033년 12조 20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10년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투자에 사용하겠다는 고려아연에 고물가 지속과 중국 경제 회복 부진,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한다.

박 대표는 지난 7일 ‘2023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국 대선 방향성의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공화당이 이길 거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미국 대선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탈중국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의지는 공화당이 더 강하다”며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변동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