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 나선 현대엘리베이터...행동주의 펀드 효과?

현정은 회장, 현대엘베 등기이사·이사회 의장직 사임키로
거버넌스 개선 및 주주가치제고 나서
행동주의 펀드 KCGI 주주서한과 상통

박소연 승인 2023.11.21 16:36 의견 0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아울러 주주환원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이를 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성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임시이사회를 통해 등기이사직 및 이사회 의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현대그룹]

이사회는 다가오는 12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어 후속 임시이사회를 통해 차기 이사회 의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의장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제고하고자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사외이사 선정 프로세스도 개선하기로 했다. 성과와 연동된 사외이사 평가 및 보상 체계를 수립하고, 감사위원회 별도 지원조직을 설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정책도 펼칠 계획이다. 향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거나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 최저배당제도 시행해 주주들에게 안정적 배당을 보장할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와 같은 행보를 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성공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KCGI자산운용의 요구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지난 8월 15일 정식 출범 후 첫 행동주의 대상 기업으로 현대엘리베이터를 택했다. KCGI는 약 2%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확보한 다음 사측에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KCGI는 주주서한을 통해 "현 회장의 과도한 겸임, 과도한 임원보수, 주주 권익 침해 결격사유 등을 이유로 현 회장이 회사의 상근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는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주이익률은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며 "ROE, ROIC 등 재무적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비롯해 주주이익 정상화를 위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KCGI는 현대아산의 성장성 및 향후 지원 계획을 밝힐 것과 회사의 해외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현 회장의 등기이사직 및 이사회 의장직 사임, ​사외이사 선정 프로세스도 개선, 주주환원 제고 등은 모두 KCGI의 요구인 셈이다.

이와 관련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이사회 중심의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강화하고자 하는 선제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이 거버넌스를 개선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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