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MR 사업 무산...두산에너빌리티 영향은
뉴스케일파워가 추진하던 SMR 발전소 프로젝트 최종 무산
두산에너빌리티, 1억4000만달러 지분 투자
원자로 모듈 제작에 필요한 주요 소재 납품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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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6 17:48 | 최종 수정 2023.11.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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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건설될 예정이던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 프로젝트가 비용 문제로 무산됐다. 지분 투자에 나섰던 두산에너빌리티는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SMR 업체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가 추진 중이던 SMR 발전소 프로젝트가 유타주립전력공사(UAMPS)에 의해 최종 거부되며 무산됐다. 유타주립전력공사는 유타주를 비롯해 미 서부 7개 주 발전시스템을 담당한다.
사업이 무산된 이유는 발전단가가 비싸지면서 수요자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초 발전단가는 1메가와트시(㎿h)당 58달러로 예상했으나, 수요자 모집 단계에서 89달러로 증가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상승 등으로 전력 공급가가 급격히 증가했다.
SMR은 증기발생기와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300MW(메가와트) 이하 소형 원자로다. 기존 대형 원전과 비교해 안전성과 경제성이 개선되고 적은 부지면적에도 건설이 가능해 차세대 원전으로 꼽힌다.
기존 대형 원전과 비교하면 출력이 낮지만, 사고 시 발생하는 붕괴열도 적어 빨리 식힐 수 있어 방사능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재해 발생 시 방사능 유출 취약 요소로 꼽히는 배관 또한 없다.
미국 뉴스케일파워는 SMR 사업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지난 2020년 8월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최초로 설계승인을 받고 미국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 부지에 SMR 초호도기 12기를 세울 예정이었다. 오는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 국내 업체들 가운데 가장 먼저 뉴스케일파워와 협력관계를 맺고, 2019년 4400만달러, 2021년 6000만달러 등 총 1억4000만달러를 지분 투자했다.
뉴스케일파워는 SMR의 개발을 담당하고 SMR의 실질적인 제작은 발주를 통해 이뤄진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공급 범위는 대형 주단소재와 원자로 모듈 등 핵심 기자재에 해당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뉴스케일파워와 SMR 제작성 검토 및 시제품 제작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SMR 제작 착수 협약을 체결하고 원자로 소재 제작에 필요한 금형 제작도 완료했다.
지난 3월에는 원자로 모듈 6대 제작에 필요한 대형 단조품, 증기발생기 튜브, 용접자재 등 주요 소재를 제작하고 올해 말에는 원자로 제작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1호 프로젝트가 무산되긴 했지만 2호, 3호 프로젝트에 납품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 세계 SMR 시장을 2035년 630조 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SMR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과도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 프로젝트의 무산 정도로 보고 있다"며 "프로젝트가 순탄하게 진행되면 좋지만, 여러 시행착오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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