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따따상' 노리는 대어 두산로보틱스

기관 투자자, 공모가 상단 이상 가격 적어내
두산로보틱스, 공모가 최상단 이상 결정 가능성↑
상장 첫날 공모가 400% 오를 시 시총 6.7兆
영업적자 못 벗어나
업계, 주가 변동성 확대 주의

김나경 승인 2023.09.15 08:00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협동로봇 제조기업 두산로보틱스가 첫 '따따상(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4배가 되는 것)'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19일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공모가 예상범위는 2만1000~2만6000원 수준으로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상장 시가총액은 1조6800억원에 이른다.

시장은 상장 첫날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어디까지 가느냐에 초미의 관심을 두고 있다. 상장주식의 가격제한폭은 전날 종가의 70~130%(상승률 30%, 하락률 20%)지만, 예외적으로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의 60~400%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공모가가 최상단인 2만6000원으로 정해진다면, 주가는 상장 첫날 최대 10만4000원까지 갈 수 있으며 시가총액은 6조7200억원까지 급증한다.

게다가 두산로보틱스 공모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투자자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적어낸다는 것이다.

업계는 두산로보틱스가 공모 희망가 범위 최상단인 2만6000원 이상에서 공모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2015년 출범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양산을 시작한 2018년부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설계된 로봇이다.

2021년 이후에는 중국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에 올랐다. 현재 전체 매출의 60%는 해외에서 거두고 있으며, 지난해 5월 미국 텍사스주에 판매 법인을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의 성장성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성과에 달렸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전 직원의 40% 가량을 연구개발 인력에 집중해 △모든 회전축(6축)에 토크센서를 내장한 M시리즈 4개 라인업 △가반하중 25㎏으로 무거운 중량을 운반할 수 있는 H시리즈 2개 라인업 △합리적인 가격의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한 A시리즈 6개 라인업 △미국 위생안전기관 NSF(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의 식품위생안전 인증을 획득한 협동로봇 E시리즈 1개 라인업 등 총 13개 라인업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과 소프트웨어 혁신에 집중 중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류정훈은 2021년 7월 두산로보틱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실적에 대표이사를 수차례 갈아치웠다. 2020년 1월 곽상철 전 대표가 취임한 지 10개월 만인 지난 11월 최동휘 전 대표로 수장을 바꿨고, 이마저도 1년도 채 되지 않아 류 대표로 교체됐다.

류 대표는 상장 이후 협동로봇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리스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8월 공모 과정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제조, 푸드테크 등 다양한 협동로봇 솔루션에서 나아가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개발하며 외형을 확대해 왔다"며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더욱 고도화하고, 다양한 산업에 협동로봇을 적용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아직 영업적자 상태인 탓에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시각이 있다. 유니콘 특례 요건으로 상장을 추진해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제시됐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로봇 섹터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높아 두산로보틱스의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면서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으로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지만, 상장 이후 로봇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추정 매출액 670억원에서 오는 2027년 7663억원으로 약 12배 이상의 가파른 매출액 성장을 제시했지만, 경기 둔화와 로봇 시장 침투율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성장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협동로봇 시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두산로보틱스가 제시한 실적 전망치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선수 한 마디

시장에서는 이익 달성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협동 로봇은 상대적으로 노동력의 공급이 부족하거나 인건비가 비싼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북미·유럽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두산로보틱스가 글로벌 톱3 협동 로봇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사 대비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산로보틱스는 유니콘 특례 요건으로 상장을 추진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노동력 공급 불균형으로부터 야기되는 협동 로봇 수요 증가를 감안한다면 이익 달성 시점은 앞당겨질 것"이라며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은 약 25% 수준이지만, 최근 인공지능·로봇 섹터 강세 흐름은 단기 수급 부담을 낮춰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두산로보틱스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5.4%로 4위 수준"이라면서 "지난해 매출액은 450억원이지만, 로봇팔, 솔루션, 소프트웨어·렌탈(Recurring) 부문 성장을 통해 오는 2026년 2520억원으로 연평균 53.9%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연간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의 시기는 2025년으로 예상한다"면서 "감속기·모터·엔코더·센서 등의 가격 변동 폭을 제한적으로 가정하면 고정비 회수 효과가 확대되며 영업이익률 기준 ▲2025년 8.7% ▲2026년 14% ▲2027년 28.6%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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