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KCGI 등장에도 주가 내리막

KCGI 주주제안 이후 16% 넘게 하락
주주제안, 쉰들러 주장과 겹쳐
쉰들러 소송 판결 5개월 지나 뒤늦게 개입
업계 "행동주의 펀드 열풍 사그라들었다는 방증"

김나경 승인 2023.09.12 19:17 의견 0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KCGI자산운용이 첫 출발부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첫 타깃으로 삼은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KCGI자산운용의 주주제안 이후 16% 넘게 꼬꾸라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 주가는 12일 4만1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주주제안을 한 지난달 23일 대비 16.43% 하락한 가격이다.

업계에선 KCGI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이 미숙했다고 평가한다. KCGI가 제안한 내용이 대부분 지난 2020년 2대주주 쉰들러홀딩스가 현 경영진과 소송을 벌일 당시 주장한 내용과 겹치기 때문이다.

앞서 KGCI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주주서한을 보냈다.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요구하며 일련의 소송으로 인한 이해관계충돌의 우려, 과도한 겸임, 과도한 보수,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결격사유로 들었다. 이 외에도 ▲자본정책의 재검토와 재정립 ▲현대아산에 대한 입장 ▲회사의 중장기전략 방향성과 구체적 계획을 제안했다.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적기도 지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 회장은 이미 KCGI자산운용 주주제안 5개월 전인 지난 3월 쉰들러 측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1700억원이라는 대규모 배상금 판결을 받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시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오너리스크 등에 행동주의펀드가 개입했음에도 주가가 부양되지 못했다는 것은 행동주의 펀드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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