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에 주주서한 보낸 KCGI, 분쟁 격화될까

DB하이텍 주가 최근 박스권 횡보
KCGI 최근 주주서한 공개...사측이 대면 협의 무기한 연기한 영향
경영권 분쟁 지속되는 가운데 KCGI 본격 주주활동 조짐

박소연 승인 2023.06.09 20:12 의견 0

최근 반도체주가 급등한 가운데 DB하이텍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KCGI가 주주서한을 보내 눈길을 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주가는 이날 6만35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DB하이텍의 주가는 지난달부터 5만5000원~6만7000원 사이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동일업종 삼성전자는 15%, SK하이닉스는 30% 넘게 주가가 올랐다.

DB하이텍의 주가는 지난달 4월 8만3600원까지 오른 바 있다. 행동주의 펀드인 KCGI가 DB하이텍의 지분율 7.05%를 인수한 영향이다. KCGI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자, 신규투자자들이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KCGI는 "DB하이텍은 2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아날로그 반도체 특화 파운드리 업체로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풍부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OLED용 DDI 팹리스 및 화합물반도체 등 미래 성장 동력도 보유한 우수한 기업이다"며 지분투자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

이어 "지배주주 및 경영진이 DB하이텍의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KCGI와 함께 노력한다면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DB하이텍 부천캠퍼스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의 최대주주는 DB로 12.39% 지분을 보유 중이다. 개인 최대주주는 김준기 창업회장으로 3.60% 김 창업 회장의 장녀 김주원 부회장이 0.3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김남호 DB 회장은 개인 지분이 없다. 따라서 김주원 부회장이 부친의 우호 세력이라는 평이 나오는 등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KCGI는 지난 1일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KCGI는 DB하이텍 측에 지난 4월20일부터 세 차례 공문을 보냈으나 사측이 대면 협의 일정 협의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

KCGI는 주주서한에서 DB하이텍의 주가가 저평가받는 이유에 대해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추구 △불투명한 경영 및 내부통제 미비 △무시되고 있는 주주권익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

또한 거버넌스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내부통제 강화 통한 경영투명성 및 경영효율성 제고 △​주주권익 증진 등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KCGI가 DB하이텍에 본격적으로 주주 행동에 나서며 분쟁이 격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CGI는 "DB하이텍은 상장사임에도 지배주주 일가의 개인회사처럼 경영되고 있다"며 "주주를 위한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내부통제 장치를 갖추고 주주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B하이텍 측은 "주주협의를 거부한 것이 아니며, KCGI가 요구한 방대한 자료를 정리한 뒤 전문기관의 법률적 자문을 거쳐 제공한 후 주주협의를 진행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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