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호영 리더십...실적 악화·사망 악재 겹쳤다

LG디플, 4분기 연속 영업손실...누적 3조원대
신용평가사 3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
최근 직원 사망에 '업무 과중' 주장 나와
CFO 출신 CEO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지적도
독립적 대책위 구성..."근본적 해결방안 마련할 것"

박소연 승인 2023.05.24 19:52 의견 0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직원 사망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84% 감소한 4조4110억원, 영업손실은 1조984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누적 적자는 3조2217억원으로 불어났다.​

실적 부진은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LCD 패널 판가 하락이 지속된 영향이다. TV 판매 또한 부진하면서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

LG트윈타워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영업환경에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신용평가사 3사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하향 조정한 이유로 전방 수요 회복 지연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로 하향했다. 단기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LG디스플레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변경했고, 기업어음은 A2+에서 A2로 하향했다.

한국기업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LG디스플레이는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회사의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8조4616억원에서 지난 3월 13조3797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1분기 기준 각각 248%, 47.1%에 달했다.​

이는 중소형 OLED 투자 등으로 ​계열사 차입 등을 포함한 외부 조달 등 자금 투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이 요원한 가운데 직원 사망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근무하는 LG디스플레이 A팀장은 지난 19일 오전 여의도 한강 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직원 사망을 두고 회사 측은 아직 정확한 사안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A씨 죽음을 두고 과도한 업무 부담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의 사안에 대해 CEO 책임론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정 사장은 LG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된다. 2007년 LG전자, 2008년 LG디스플레이, 2014년 LG생활건강, 2016년 LG화학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정 사장은 회사가 적자 전환한 2019년 LG디스플레이의 대표직을 맡았으며, 부임 직후 임원의 25%를 감축하고 임직원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일각에서는 정 사장이 수치와 보고서에 의존한 결정을 내리다 보니 실무진의 업무과 가중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이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사외이사진 주도로 독립적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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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회사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문제점을 찾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위원회에 일임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 (CEO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결과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소통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가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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