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PER 200배 넘는 '포스코퓨처엠’

美, IRA 예산 감축 가능성 있어
2023년 이후 배터리 수요 증가율 둔화 전망
중국 리튬 공급 과잉으로 배터리 가격 하락

김나경 승인 2023.05.19 17:59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포스코퓨처엠 주가가 지난 4월 중순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시작된 이차전시 열풍을 등에 업고 일 년 새 4배 이상 급등해 주가수익률(주당순이익/주가, PRE)이 202.36배에 이른다.

하지만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치전이 펼쳐지고 있는 미국에서 최근 부채한도 상향 조정을 놓고 공화당 측에서 2024 회계연도에 예산 규모를 약 1300억달러 줄이는 등 향후 10년간 4조5000억달러 지출 감축을 조건으로 내놓으면서 IRA 세액공제 폐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더해 업계에서는 이차전지의 성장 속도가 점차 둔화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17~2020년 연평균 22%였던 한국과 중국의 연평균 배터리 수요 증가율은 2020~2023년 69%로 급등했으나 이후 3년 단위로 31%, 22%, 12% 수준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리튬가격하락도 변수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수산화리튬 가격(1개월 선물 기준)은 지난 12일 기준 톤당 4만2043달러로 3월 7일(7만2630달러)에 비해 반 토막 났다.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을 한 번 더 가공한 소재로 한국 배터리 업계가 만드는 전기차용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주로 활용된다. 배터리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도 하다.

리튬가격하락은 배터리 판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업계는 2분기부터 배터리 가격 하락이 본격화돼 올해 5~10% 수준의 판가 하락을 예상한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포스코퓨처엠은 1971년에 설립돼 내화물 제조 및 라임케미칼(생석회 및 화성사업) 사업을 했다.

2019년 4월 포스코ESM 흡수합병 및 설비투자 등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이차전지 소재 원료를 공급하면, 포스코퓨처엠에서 소재 제조를 맡는 밸류체인이 형성된 것이다.

올해 3월 포스코케미칼에서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59.72%의 포스코홀딩스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비중은 내화물 16.7%, 라임화성 24.6%, 에너지소재 58.7%로 에너지소재가 실적을 이끄는 모양새다.

에너지소재의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수주실적도 뛰어나다. 지난해 5월부터 삼성SDI, 얼티엄셀즈, LG에너지솔루션 등의 기업과 91조원에 달하는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회사의 30년 치 매출에 해당한다.

수주가 몰리면서 포스코퓨처엠은 생산능력 증대에 나섰다.

포항 영일만 제4일반산업단지에 4만6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오는 2025년까지 총 27만1000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설립해, 약 1조2000억원의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라인 건설에도 나선다.

음극재 생산능력도 오는 2025년까지 17만톤, 2030년 32만톤으로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이차전지소재사업에 대한 투자금이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서면서 차입부담이 확대됐다.

포스코퓨처엠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8년 마이너스 1143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1736억원으로 늘었다.

회사가 외형확대에 집중함에 따라 자금소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2년 10만 톤에서 2025년 34만 톤, 2030년 61만 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김준형 대표는 지난 3월 포스코퓨처엠의 지휘봉을 잡았다.

1962년생으로 성균관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항제철소 전기강판공장장, 기술개발팀리더, 전기강판부장 등 전문분야에서 힘써왔다.

과거 포스코와 한국코아(옛 포스코TMC, 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인수합병을 주도해 '불도저'라 불렸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올해에만 70조원이 넘는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해 에너지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1월 삼성SDI(30조원), 4월 LG에너지솔루션(40조원)과 대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취임식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리더 도약을 위해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3월 사명을 포스코케미칼에서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했다.

새 사명은 경쟁력 있는 소재(Materials)를 통해 세상의 변화(Movement)를 이끌며 풍요로운 미래(Future)를 만들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Management)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전기차 보급이 일정 수준 이상의 궤도에 오르자 그간 전기차 구매를 유도하던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는 전기차 판매 대수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전기차용 이차전지를 공급하는 기업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독일 정부는 작년까지 4만유로(약 5600만원) 미만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6000유로(약84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올해 보조금을 4500유로(약 630만원)으로 줄였다.

4만~6만5000유로(약 9100만원) 전기차 보조금은 3000유로(약 420만원)으로 감소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구매 보조금은 폐지될 예정이다.

지난해 전체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이 80%에 육박한 노르웨이도 올해부터 기존의 중량세 면제 혜택을 없앴다.

스웨덴은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주문한 전기차부터 지원금을 주지 않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감축은 전기차 판매량에 즉각적으로 영향르 주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의 지난 1월 전기차 판매량은 1만8136대로 전년동월보다 1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스웨덴과 노르웨이 역시 각각 전년동월대비 전기차 판매 대수가 18.5%, 81.4% 쪼그라들었다.

​◆ 선수 한 마디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의 장기적인 성장세는 확실하지만, 성장 속도는 점진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8년 이후 한국 양극재 기업들이 침투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 수요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능력 증설 계획을 넘어설 전망이다. 경쟁할 수 있는 유럽·일본 기업들의 장기 증설 계획은 국내 기업의 부족분을 초과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양극재 공급이 넘치면서 향후 국내 양극재 기업의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대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는 것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포스코퓨체엠의 경우 향후 이차전지 산업에서 전구체의 기여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구체 사업을 내재화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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