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칼럼] 주주행동주의-우리의 최종 목표가 궁금한 그대에게

주주행동의 목표는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수익 창출
1% 지분 보유 주주는 1%의 이익을 보장받아야 공정한 게임
본인의 지분만 특정인에게 비싸게 팔고 나가는 거래와 달리

주주칼럼 승인 2023.05.12 14:31 | 최종 수정 2023.05.12 14:32 의견 0

지난 3월 주총을 달궜던 키워드는 단연 ‘주주행동주의’였다. 그동안 주로 해외 펀드 위주의 행동주의 캠페인이 있어왔지만 올해처럼 다수의 국내 자산운용사 또는 펀드에서 여러 회사들을 대상으로 행동주의 캠페인이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국 시장에서 행동주의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주식투자 인구의 증가 및 이에 따른 정치권의 관심, 주주의 권리에 대해 교육하고 주주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뉴미디어의 부상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는 사실 온도가 높아지면 물이 끓는 것과 같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본시장의 발전 경로라고 생각한다.

문명화된 대부분의 현대 국가들은 신뢰 사회이자 법치 국가들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법으로 확립되어 국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룰이 깨지는 순간 신뢰는 무너지고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은행이 위험 관리를 잘 해서 은행 예금은 안전할 것이라는 예금자들의 신뢰가 깨지고 불안이 커지는 순간 뱅크런이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주식 1%를 보유해도 회사 이익의 1%를 보장받지 못하는 시장은 유지될 수 없다. 그런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결국 만성적인 저평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이 바로 이러한 모습이며, 따라서 주주행동주의의 등장은 당연한 결과다.

현재 한국의 주주행동주의는 소수주주들도 지분율 대로 정당한 몫을 보장받자는 주장에 가깝다.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기업의 사업 방향과 전략에 대한 주주제안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이는 기본적인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지켜질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한국은 주주가 가진 지분율대로 이익과 순자산이 배분되는 너무나 당연한 법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주주행동이 이를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나 개인 투자자들은 사회활동가가 아니다. 투자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다.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서 주가가 오르면 투자 수익이 창출되고 주주들의 부가 증가한다.

그러면 주가지수가 오르고 자본시장의 저평가가 해소되어 시장과 국가의 생산성이 증가한다. 수익 창출 행위 자체가 가져오는 사회적 효용이 결국 자본시장, 시장경제의 발전 연료다. 따라서 행동주의 펀드의 제 1목표는 투자자를 위한 수익 창출이며, 이는 투자자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이기도 하다.

행동주의 펀드의 좋은 점은 낙후된 지배구조와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사회적, 국가 경제적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단순히 좋은 기업을 발굴해서 기다리는 투자보다 여러가지 힘든 점이 많지만, 명분과 수익 창출의 가능성 차원에서 매우 우수한 투자 기법이기도 하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무관심한 주주들이 하지 않은 일을 직접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해결하려는 주주이며, 그 혜택은 주가 상승을 통해서든 주주환원을 통해서든 모든 주주가 함께 누린다.

이렇게 돈을 쓰는 사람과 혜택을 보는 사람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주주행동주의를 직접 나서서 하려는 주주들이 없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법학 교과서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나서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주주행동주의자들이 있으면 박수를 쳐줘야 한다.

본인의 지분만 특정인에게 비싸게 팔고 나가는 거래와 달리, 주주행동주의가 이루고자 하는 바는 전체 주주가치의 제고다. 앞으로도 한국 자본시장에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많아졌으면 한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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