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고래 삼키려던 새우' 에디슨모터스 인수 이유는
에디슨모터스 M&A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인수 시 전기차 시장 확장 시너지 기대
적은비용으로 이윤 극대화 가능할듯
일각선 에디슨모터스 기술력에 의문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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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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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에디슨모터스 인수에 나선다. 자동차시장의 틈새인 전기버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 M&A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스토킹 호스' 방식의 제한적 경쟁입찰에 의한 조건부 투자계약이다. 이 방식은 우선협상대상자를 먼저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실시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향후 공개입찰 절차를 진행해 인수의향자 또는 입찰자가 없거나 KG모빌리티의 인수내용보다 더 유리한 인수내용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없는 경우에는 KG모빌리티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다.
에디슨모터스는 한때 KG그룹과 KG모빌리티의 전신인 쌍용차 인수를 두고 경쟁을 벌였던 기업이다. 2020년 기준 에디슨모터스의 매출이 쌍용차의 3%에 불과해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본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인수금 조달에 실패해 결국 인수가 무산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실패하면서 재무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강용권 회장은 쌍용차 인수를 내세워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결국 올 초 회사는 법원에서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판매에 한정돼 있는 사업영역을 전기버스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KG모빌리티는 올 하반기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회사는 지난 2021년에 글로벌 전기차 선도기업인 BYD사와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 개발 계약 및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전기차 시장 확장에 나서는 KG모빌리티가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KG모빌리티가 지난 3월 KD(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생산) 계약을 체결한 베트남 킴롱모터의 모기업인 푸타그룹이 여객운수업도 운영하고 있어, 향후 전기버스 대체 등으로 동남아시아 버스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전기버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KG모빌리티의 전략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KG모빌리티는 보유하고 있는 모델이 상대적으로 적고, 전기차 기술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에디슨모터스는 핵심 기술 자체를 중국에서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전기버스 관련 경험이 가장 많고 나름대로 노하우도 많은 기업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저평가된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서 새로운 시장인 전기버스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적은 비용으로 이윤을 극대화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 언제까지 껍데기에 불과한 BYD 배터리를 갖다 쓸 수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에디슨모터스는 DKD(완성차 분해 후 현지서 조립)를 해왔던 회사다. 회사 자체는 기술력이 없고 가벼운 조립과 서비스 인력이 있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디테일한 조건에 따라 에디슨모터스 인수의 적정성을 따질 수 있을 것이다. 인수 조건이 과도하거나 복잡하면 의미가 없고, 적정 가격에 사업권 인수 및 거래처를 넘겨받는 수준이면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의 거래처가 정말 괜찮은지 검토하는 게 필요하고, KG모빌리티 자체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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