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행동주의 펀드...글로벌 자문사들, 잇단 제동

ISS, 5건 중 3건 반대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 근거 빈약해"
GL, KISCO홀딩스만 찬성해
KT&G 등에 자문사 의견 갈리기도

김나경 승인 2023.03.21 15:23 의견 0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GL)가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제안에 제동을 걸었다.

두 자문사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 제안 대부분에 ‘반대’를 권고했다. 국내 사정에 밝지 못한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문사의 의견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을 한 회사 중 KT&G, 남양유업, BYC, KISCO홀딩스, JB금융지주 등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KT&G와 남양유업의 주주제안에 일부 찬성한 것을 제외한 모든 제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장이 충분한 이유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안다자산운용이 KT&G에 제출한 주주제안 가운데 사외이사 증원 건에 관해서는 "소비자와 마케팅, 공급망, 자본 배분 등과 관련된 이사 3명을 추가 선출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찬성했다.

앞서 안다자산운용은 KT&G 사외이사 정원을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증원할 것을 요구하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안다자산운용이 추천한 후보에 관해서는 "후보 가운데 일부의 경력이 KT&G 현안과 관련성이 떨어진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차파트너스가 남양유업에 낸 주주제안 중 펀드 측 후보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에 대해서도 "이사회 내부통제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지만, 배당 제안·공개매수 방식의 자사주 매입·정관변경 안건은 반대 의견을 냈다.

글래스루이스는 KISCO홀딩스, KT&G, JB금융지주의 주주제안 중 KT&G와 JB금융지주의 주주제안에 반대 입장을 전했다. KT&G와 JB금융지주가 이미 적절한 주주환원을 추진 중이라는 게 이유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가 소액주주연대가 KISCO홀딩스에 제시한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회사가 운전자본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 자사주 매입 금액이 합리적"이라며 "이사회가 회사의 자본 배분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감사위원을 이사회에 선임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찬성했다.

한편, 올해 행동주의 펀드들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감에 따라 다양한 안건이 주주총회에 반영됐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소액주주연대는 KISCO홀딩스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감사 선임 등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보통주 현금배당 900원과 △사외이사 선임을, FCP·안다자산운용은 △보통주 현금배당 각각 1만원·7867원과 △각기 다른 사외이사 선임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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