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까진 바라지 않지만.." 송곳 질문 이어간 삼성 개미들

삼성전자 15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
온라인 중계 및 전자투표 시행
참석 주주 600여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
주가 하락,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질의 이어져

박소연 승인 2023.03.15 12:55 의견 0

삼성전자는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사전 신청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총회를 온라인 중계했다.

현장에 참석한 주주는 600여 명으로 지난해 1600여 명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와 달리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 등 이슈가 적었고, 주가 부진이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581만3977명으로, 20만 명 이상 줄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이후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주총도 3월5일부터 14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재무제표 승인 안건의 찬성률은 99.51%,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안건의 찬성률은 97.54%,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의 찬성률은 99.26%였다. ​

삼성전자는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최근의 부가 부진을 지적하고 주주환원들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온 가족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 한 주주는 "당기순이익이 2021년, 2022년 상당히 올랐는데 배당이 똑같다. 임원들이 상생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는데 주주를 소외시키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어 "10만원 가까이 올랐을 때 주식을 샀는데 지금 6만원 대에 턱걸이를 하고 있다. 주가 관리를 하고 계신거냐"며 성토를 이어 갔다.

주총의 의장을 맡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2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부회장은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프리캐시플로우(잉여현금흐름)의 50% 내에서 정기 배당금을 지급한 후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로 환원할 것"이라며 "잔여 재원 환원은 집행 시점에 여러 여건을 검토하여 추가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 소각 중에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의 답변 태도에 대한 소액 주주의 지적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내부 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운영 실태 관련 핵심 통제 항목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평가·점검했다고 설명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 확인을 했고 이에 대한 적정한 근거가 궁금하다"는 질문을 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회사는 여러 대내외 상황과 제반 여건들을 다각도로 충분히 감안하여 경영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에 대해 또 다른 주주는 "질문에 대한 동문서답"이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주총까지 아니더라도 좋은 질문과 답변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의견을 표했다.

한 부회장은 주총을 종료하기 앞서 해당 질문에 대해 "내부 회계 관리 제도 모범 기준에 따라 주요 업무를 15개 영역으로 세분화하고, 618개 핵심 통제에 대해 주기적으로 평가 및 점검했다"며 "총 31개 평가 조직을 대상으로 설계된 통제대로 업무가 수행되고 있는지 관련 증빙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통제 수행의 적절성을 검토했다"고 설명하고 처음 답변이 충분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도 나왔지만 한 부회장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주총은 9시에 시작해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주총 참석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세 시간 넘게 진행된 예년 대비 시간이 대폭 줄었다.

한 부회장은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올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앞으로도 기술을 통해 고객이 더욱 풍요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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