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카카오 勝으로 끝?...주목해야 할 세 가지

카카오, 공개매수 성공 시 에스엠 지분 39.91% 확보
카카오 "SM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 IT 기술과 IP 밸류체인 시너지“
현대차증권 "카카오엔터 기업가치 격상"..IPO 청신호
하이브 플랫폼 위버스, 영향력·협력사업 큰 폭 향상 전망
엔터산업, 카카오-하이브 양강구도 이뤄

김나경 승인 2023.03.13 16:03 | 최종 수정 2023.03.13 20:08 의견 0

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머트(이하 에스엠) 경영권 인수 경쟁이 카카오의 승리로 끝났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중도 합의를 결정하여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각각 글로벌과 플랫폼 사업에서 에스엠과의 시너지를 선택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전날 에스엠 인수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와의 경쟁구도로 시장이 과열돼 인수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었고, 공개매수로 인해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카카오 역시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어떤 지각 변동을 겪게 될까.

업계에선 다음 3가지를 주목한다.

◆카카오, '비욘드 코리아' 글로벌 도약 예고

첫째, 카카오가 사실상 에스엠 최대주주로 예정되면서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성공이 예상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한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카카오는 기존에 매집한 지분 4.91%를 포함해 39.91%의 에스엠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전이 막을 내리자 13일 오전 10시 무렵 에스엠 주식은 전 거래인 종가대비 20.30% 하락한 11만7300원에 거래됐다.

카카오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가인 15만원을 밑도는 가격으로 카카오의 공개매수는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하면 카카오엔터의 아킬레스건인 유명 아티스트의 지적재산권(IP) 부족이 획기적으로 보강된다.

에스엠은 에스파, NCT, 엑소 등 유명 K팝 아티스트가 소속된 기획사로 카카오는 이들과 협업하여 기존 강점이었던 스토리(웹툰·웹소설), 영상콘텐츠를 활성화할 수 있다.

카카오는 12일 입장문에서 "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당초 카카오엔터의 목표 기업가치는 25조원이었다.

2019년부터 상장을 준비한 카카오엔터는 쪼개기 상장과 불확실한 대외 여건을 이유로 상장을 미뤄왔다. 최근 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 1조2000억원을 유치하며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목표 기업가치의 반 토막도 안 되는 약 11조원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카카오엔터 기업가치가 격상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와 에스엠을 합하면 연간 음반판매량은 2500만 장 이상, 공연 모객 수는 250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며 “3~4위권 경쟁사들이 음반 500~1200만 장, 공연모객 수 150만~200만 명을 기록하고 있어 영업지표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카카오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을 개척하자는 '비욘드 코리아'를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유지하며 힘을 싣고 있는 이번 목표는 내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배 확대, 북미 거래액 5000억원 달성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카카오의 글로벌 매출액은 약 2조2130억원, 북미 매출액은 약 4609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엔터의 매출은 약 8937억원이다.

◆하이브 '위버스', 독보적 팬덤 플랫폼

'위버스' 로고 (사진=위버스컴퍼니)

둘째, 하이브는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팬덤 플랫폼 '위버스'의 영향력을 높일 전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하이브는 위버스컴퍼니 지분 55.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위버스의 파급력은 방탄소년단, TXT, 세븐틴 등 하이브 레이블즈와 블랙핑크, 위너 등 YG를 필두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스엠 아티스트까지 영입되면 그 영향력과 협력사업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에스엠 팬 플랫폼은 프라이빗 메신저 앱 격인 디어유 '버블'부터 SMTOWN 공식앱, SMTOWN AR, 팬 커뮤니티 격인 광야클럽(KWANGYA CLUB), META 광야 PASSPORT, 팬 커머스 플랫폼 &STORE, 온라인 공연플랫폼 Beyond Live(비욘드 라이브) 등 산발적이다.

이에 에스엠 팬들의 통합형 팬 플랫폼 요구도 높아져 하이브의 디어유 인수나 디어유와 계약 종료 이후 에스엠 일부 아티스트의 위버스 입점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13일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86% 상승한 19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하이브 양강구도

셋째,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을 차지하면서 엔터업계는 방탄소년단(BTS)·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뉴진스 등을 거느린 하이브와 카카오·SM 연합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는 아이유가 속한 이담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스타쉽엔터테인먼트(아이브·케이윌 등), 안테나(유희열·페퍼톤스 등), IST엔터테인먼트(에이핑크·더보이즈 등), 하이업엔터테인먼트(스테이씨) 등의 가요 기획사를 거느리고 있다.

국내 파워는 막강하지만,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 에스엠 소속 K팝 스타들이 영입되면서 해외시장에서의 도약이 예상된다.

하이브 역시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기존의 강력한 글로벌 파워를 유지해 카카오와 국내외 엔터업계에서 경쟁을 이어 나간다.

한편, 지난해 9월 말 기준 하이브의 매출액은 1조2422억원이며 이 중 글로벌 비중은 65.45%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