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시동 걸었다...새로운 인수 후보군은

산업은행 HMM 인수 후보 기업들과 접촉
포스코·현대차 등 추정...LX그룹 새롭게 인수 후보로
산은과 해진공의 입장 차·CB문제 극복해야

박소연 승인 2022.11.24 15:21 | 최종 수정 2022.11.24 16:18 의견 0

산업은행이 HMM 지분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는 소식에 HMM의 주가가 상승했다. LX그룹, SM그룹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HMM 매각을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23일 HMM의 주가는 8.52% 상승한 2만23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산은이 인수 여력이 있는 후보 기업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접촉한 기업으로 포스코그룹, 현대차그룹과 더불어 LX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인수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는 포스코가 안정적인 물류망 확보를 통한 사업적 이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철강을 벌크해운을 통해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재무도 양호하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17조9395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도 73.4%로 안정적이다. ​

현대차그룹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인수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현대차의 올해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11조7475억원, 부채비율은 54.1% 수준이기 때문에 인수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된다.

최근 SM그룹과 LX그룹도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에 이어 2017년에는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인수하는 등 해운업 확장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게다가 올해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HMM의 지분을 6.15% 매입한 결과 현재 HMM의 3대 주주에 올라섰다. 이에 시장에서는 경영권 인수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규모면에서 포스코그룹, 현대차그룹과 큰 차이가 나는 만큼 인수 여력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SM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기준 7022억원 수준이다.

LX그룹은 반도체, 무역사업 등을 영위 중이다. LX그룹이 HMM을 인수할시 물류회사 LX판토스와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LX판토스는 해상·항공·내륙 운송 등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HMM을 인수할 경우 국내 최대 종합물류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추잔해온 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LX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5174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산은은 최근 보유한 기업의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통매각하는 빅딜을 발표했으며, KDB생명의 매각도 재개했다.

다만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입장차 등을 이유로 매각이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산은은 현재 HMM 지분 20.6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해진공은 지분 19.9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올해부터 HMM은 해진공의 단독 관리 아래에 있다. ​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HMM은 정상화됐기 때문에 조속히 매각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달 초 "HMM은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2조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처리도 문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들과 접촉을 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매각 관련한 방안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은 아니다. 해운 관련 시장 상황 등 전반적인 의견을 참고했다"며 "HMM은 올해 1월부터 해진공 주관으로 관리를 진행하고 있고 산은이 독단적으로 지분을 매각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