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IPO 저지 나선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

SK온 프리IPO 진행 중...경기악화에 투자 유치 난항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 프리IPO 저지 본격화...현재 지분 0.04%

박소연 승인 2022.10.27 16:04 | 최종 수정 2022.10.27 17:07 의견 0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프리IPO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들이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저지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현재 프리IPO를 진행 중이며, 완료 시 약 2~3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당초 올해 상반기 완료를 목표했으나, SK온의 투자조건에 협상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익률도 5.5%에서 7.5%로 조정했으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IPO란 회사가 향후 몇 년 이내에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 유치 방식을 말한다. 상장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매각자가 지분을 되사들여야 할 권리 주는 등 옵션이 주어진다.

SK온 헝가리 1공장 전경 [사진=SK]

프리IPO가 지연되면서 SK온의 재무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300%로 지난해 말 166.4% 대비 많이 증가했다. 단기차입금도 4조2256억원으로 지난해 말 4990억원 대비 크게 늘어났다.

최근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는 SK온은 투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온의 생산능력(CAPA)은 올해 말 기준 77GWh에서 2025년 220GWh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통상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캐파를 늘리는 데 1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20조원 이상이 자금이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배터리사업 법인 SK온을 출범했다. 올해 하반기 프리 IPO가 완료된다면 2026년 이내에 기업공개(IPO)가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들은 프리IPO 완료는 SK이노베이션의 상장에 명분이 된다며 프리IPO를 막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과 소액주주들은 최근 '물적분할 반대 주주연합'에 합류했다. 물적분할 반대 주주연합은 기업의 물적분할과 물적 분할된 자회사의 상장을 막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현재 DB하이텍, 풍산, 한국조선해양, 후성 등이 소액주주들이 연합 중이다. ​

SK이노베이션의 소액주주들은 현재 지분을 0.04%가량 모았다. SK온 재합병 및 인적분할 요구 및 배당·자사주 주주친화적인 정책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SK온은 상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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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에 출연해 "SK온 상장 계획은 당장은 없다"면서도 "몇 년 안에 40GWh 규모 배터리 공장 6개를 지어야 해 자본 소요가 크다. 자기 주식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와 친화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도 투자의 기회와 혜택을 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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