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글로벌 진출에 불안한 주가’ 최수연 네이버 대표

‘포쉬마크’ 인수 공시 3거래일 만에 주가 13% 이상 하락
씨티은행·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 매도 의견 거세
저점매수 기회 의견도..개인 3거래일 389만 주 이상 매입
삼성증권 “총인수가격은 약 31%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준”
네이버 “‘포쉬마크’ 매출 5분의 1수준 경쟁사 ‘디팝’ 인수가격과 비슷”

김나경 승인 2022.10.07 14:27 | 최종 수정 2022.10.17 10:48 의견 0

81년생 젊은 피 최수연 대표가 글로벌 기업을 향해 거침없이 직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물음표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북미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네이버의 주가는 하루 만에 8.79% 하락한 1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0월 들어 코스피가 2200선을 회복하며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와중에, 네이버의 주가는 3거래일 만에 13% 이상 하락했다. 장중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 주가는 최수연 대표가 취임한 지난 3월 14일 32만9000원에서 10월 6일 16만7000원으로 49.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역시 10만3500원에서 5만4800원으로 47.05% 하락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을 쏟아냈다.

씨티은행은 네이버에 ‘매도’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17만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네이버가 글로벌 기업인 알파벳이나 메타보다 고평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JP모건도 목표가를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하향하고 투자의견을 ‘매도’로 전환했다.

네이버 주가 폭락에 외국인·기관과 개인의 반응은 엇갈린다.

4일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공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4만 주, 2만 주 이상의 주식을 매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개인은 이와 맞먹는 175만 주를 매입했다. 저가매수 기회로 본 것이다. 개인은 다음 날에도 214만 주 이상을 매입하였으며, 6일 1만9433주를 매도했다.

기관은 6일 매수로 돌아서 5만5869주를 매입했다.

‘포쉬마크’ 인수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팽팽하게 나뉜다.

네이버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포쉬마크' 지분 100%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포쉬마크' 순기업 가치를 주당 17.9달러로 매겨 총 12억달러(약 1조7000억원)으로 산정한 뒤, '포쉬마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5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합친 것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 발표 전일 기준 '포쉬마크'의 시가총액은 12억2000만달러로 총 인수가격은 약 31%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준"이라면서 "'포쉬마크'의 주가는 2021년 1월 상장 첫날 83달러에서 엔데믹 이후 매출 성장 둔화, 적자 확대 등의 이유로 15.6달러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비싸게 샀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 대표는 작년 미국 C2C(소비자간 거래) 업체 ‘엣시’가 ‘포쉬마크’ 매출의 5분의 1 수준인 경쟁사 ‘디팝’을 약 16억2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한 점을 거론했다. 이에 비해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좋은 가격에 인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배당을 통해 2개년 평균 잉여현금흐름(FCF)의 3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는 올해 주주환원 잔여분 1억371억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최수연 대표는 2022년 3월 14일 네이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981년생 여성 CEO로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해 2005년 NHN(현 네이버)에 입사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한다.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19년 다시 네이버에 합류한다.

네이버는 글로벌 기업 진출을 목표로 ‘콘텐츠’와 ‘커머스’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은 네이버 웹툰을 중심으로 키워가고 있다.

커머스 부문은 국내 크림, 일본 빈티지시티, 유럽 베스티에르콜렉티브, 북미 '포쉬마크' 등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중이다.

최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 직전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