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태양광 볕드는 한화솔루션

나흘만에 주가 27% 상승...7분기 만에 신재생에너지 흑자 전환
태양광 밸류체인 중 미드스트림에 주력...기술경쟁력 갖춰
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및 미국 감축법 수혜 예상

박소연 승인 2022.08.02 15:27 | 최종 수정 2022.08.03 14:11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나흘 만에 27% 상승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2일 오전 11시 50분 기준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4만4000원이다.

주가 급등은 2분기 호실적의 여파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3891억원, 영업이익 27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25.6% 상승한 수치다. 2020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로, 컨센서스(추정치)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해 눈길을 끈다. 에너지 안보 이슈로 유럽 등 각국에서 신재생 에너지 수요가 높아지면서 태양광 모듈 가격이 상승한 결과다.

반대로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실적을 견인했던 케미컬 부분의 이익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둔화됐다.

​증권업계도 한화솔루션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10개 증권사가 한화솔루션의 목표 주가를 올렸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화솔루션의 사업부문은 원료부문(케미칼), 가공부문(첨단소재), 유통부문(한화갤러리아), 신재생에너지부문(한화큐셀)으로 나눠진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신재생에너지부문은 48.39%, 원료부문은 38.78% 비중을 차지해 신재생에너지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신재생에너지의 대부분 파이를 차지하는 태양광 사업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 등 원재료 공급의 '업스트림', 태양전지(셀)·모듈 등 '미드스트림', 태양광 발전소 설치·시공·유지보수로 이뤄지는 '다운스트림'으로 구분된다.

한화솔루션은 2010년 태양광 사업에 진출할 당시 업스트림에서 미드스트림까지 사업을 영위했으나,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공격적인 저가 정책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되자 폴리실리콘 사업을 철수했다.

모듈 시장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에 비해 기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한화솔루션은 2012년 퍼크(PERC)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퀀텀 네오(Q.ANTUM) 제품을 개발했다. 퍼크 기술이란 태양광 셀 후면에 발전 반사판을 설치해 더 많은 양의 빛이 셀로 반사되도록 함으로써 발전량을 증대시키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여기에 더해 한화솔루션은 퍼크 적용 셀보다 1%p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탑콘(TOPCon) 기술 적용을 앞두고 있다. 탑콘 기술은 퍼크 셀에서 반사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중간에 산화막을 추가해 누설 전류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탑콘 전지는 기존 퍼크 셀 생산 공정에서 몇 가지 공정만 추가해 생산할 수 있기 떄문에 기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한개 라인을 탑콘 ​설비로 개조했다. 2023년에는 2개 신규 라인을 추가해 양산할 계획이다.

또한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가장 큰 기술 경쟁력은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탬덤셀에 있다. 탠덤 셀은 페로브스카이트 셀과 결정질 실리콘 셀을 결합한 초고효율 셀이다. 페로이브스카이트 셀은 태양광의 고에너지 파장(자외선~가시광선) 영역대를 흡수하고, 실리콘 셀은 저에너지(적외선) 영역을 흡수해 효율을 높인 것이다.

현재 양산되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는 이론효율 한계가 29.1% 며, 양산 중인 실리콘 셀의 최고 효율은 약 25% 정도다.

이에 반해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의 이론 효율 한계는 44%에 이르며, 현재 한화솔루션이 제작에 성공한 탠덤 셀의 효율은 29.5%로 기존 실리콘 셀의 이론 효율을 이미 넘어섰다고 평가된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한화솔루션은 차기 한화그룹 리더 1순위인 김동관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

한화그룹의 장남인 김 사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중국법인인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직을 맡았으며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 한화큐셀 전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태양광 사업은 김 사장의 대표 사업으로 한화그룹의 신사업이자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시장에서 한화솔루션 제품의 성능이 좋다고 평가받지만, 중국 제품과 단가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에 가성비 면에선 중국 제품에서 크게 밀린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내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중국산 모듈에 대해 세금을 많이 부과하고 있는 탓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스탠스를 바꿀 경우 한화솔루션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선수 한 마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화석연료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석탄 가격 급등으로 세계 전기 구매단가가 30~80% 인상됐으며, 독일 스팟(단기 현물매매) 구매 가격은 8배 급등했다. 태양광은 변동비가 안정적이며 빠른 설치가 가능해 신규 에너지원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의 찬성으로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이하 감축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감축법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으로도 제시했던 3조5000억달러 규모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Act·BBB)의 수정안이라고 볼 수 있다.

​조 맨친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보수 인사로 분류돼 기존 BBB 법안에 반대해왔다.

이번 감축법은 BBB의 에너지 안보·기후 변화 부문을 유지한 채 세수 확보를 통해 부채를 감축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BBB의 에너지 안보·기후 변화 부문은 미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액을 2030년까지 공제해주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

​한화솔루션은 현재 미국에 1.7기가와트(GW) 규모의 모듈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정부로부터 받을 세제 혜택은 2조~7조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4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준공을 발표하는 등 미국에 발전소 건설을 확대하고 있어 수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책 확대로 수요 개선 효과 또한 예상된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태양광 TOP3의 PSR(주가매출비율)이 각각 5.6, 3.7, 2.7인데 반해, 한화솔루션은 0.6배에 불과하다"며 "한화솔루션의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태양광 매출비중을 감안해도 저평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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