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담합에 빛바랜 ESG 우등생

현대로템, 2020년 사회 부문 A..지난해 A+ 받아
산업안전·사회공헌 등 사회 부문에서 다양한 활동 지속
최근 담합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23억 부과받아

박소연 승인 2022.07.29 14:42 | 최종 수정 2022.07.29 16:03 의견 0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현대로템이 철도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 ESG 우등생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평가하는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받았다. 2015년 이후 줄곧 B+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A로 등급이 상향조정 됐다. 특히 사회 부문에선 A+를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2020년에도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B+를 받는 등 ESG경영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현대로템]

2021년 현대로템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안전을 위해 2022년 새롭게 수립된 HSE(보건·안전·환경)​ 경영방침을 노사가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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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안전환경 점검회의를 월 1회 개최 △매월 정기안전교육 △건강증진 프로그램 및 시설 운영 △안전 아이디어 공모전 실시 △모바일 HSE 시스템 개발 △안전보건 고위험 근로자 관리 △10가지 사항에 대한 안전보건 평가 매년 진행 △​CSO 및 전 부문장이 참여하는 안전보건 경영 전담 회의체 개최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산업재해 발생 건수는 2019년 15건, 2020년 14건에서 지난해 11건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사회공헌을 위해선 △쪽방촌 독거노인 생활 및 안전 개선을 위한 후원 △창원 3사랑회 직장인 나눔 캠페인을 통해 소외이웃 생활용품 지원 △시청각 장애인 문화해설사 양성 △입양대기 영유아 성장지원 △필리핀 빈민아동 277명 대상 교육지원 사업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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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투자 비용도 2019년 1억1000만원, 2020년 1억1700만원, 2021년 2억7300만원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

​임직원 다양성 지표는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여성 임직원 비율은 지난해 2.7%로 2020년과 변동이 없었다. 다만 책임급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19년 10명, 2020년 10명, 지난해 14명으로 증가했다.

장애인 채용 인원은 2020년 131명에서 지난해 122명으로 줄었으며, 보훈대상자 수는 지난해 112명으로 2020년도와 변동 없었다.

현대로템의 이러한 사회 부문 성과들은 사회 부문 관련 악재가 발생하면서 퇴색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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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공공기관 등의 지하철·경전철 발주 물량을 나눠 먹기로 합의한 혐의로 과징금 323억600만원을 최근 부과받았다. 현대로템은 자신을 '맏형'으로 칭하면서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철도차량 제작 시장은 2015년까지 현대로템이 독점했으나, 2015년을 전후해 후발업체 두 곳이 뛰어들었다. 현대로템은 후발 업체들을 설득해 저가 수주를 못 하게 하는 등 담합에 나섰다.

이들 3개 회사가 담합한 철도차량 구매 입찰은 서울 지하철 2호선과 공항철도 등 11건으로 잠정적인 관련 매출액이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담합 건은 향후 ESG 등급 평가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CGS 관계자는 "담합은 불공정거래 해당하는 건으로 사회 부문 평가에 반영된다"며 "​얼마나 반복적으로 담합이 지속됐는지,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는 등을 고려해 등급 평가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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