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중국 악재에 속수무책 'LG생건'

키움증권,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39% 감소 예상
6월 중국 주요 도시 봉쇄 해제에도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배제 어려워
중국 내 LG생건 선호도 하락 우려..6.18 쇼핑 페스티벌 티몰 매출 67% 감소

김나경 승인 2022.07.11 14:59 | 최종 수정 2022.07.11 17:53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G생활건강 실적이 중국 악재라는 긴 터널에서 좀처럼 발을 빼내지 못 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 3월부터 '제로 코로나' 기조 속에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을 봉쇄하고 나선 탓이다.

중국은 LG생활건강 해외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가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690억으로 72.9% 급감했다.

2분기 성적표 역시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이 회사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전년동기대비 39% 감소한 2032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1일과 6일, 상하이와 북경의 봉쇄가 차례로 풀리며 3분기부터는 중국 실적 관련 기저효과(불황기를 기준시점으로 하여 비교되는 경제지표가 실제보다 좋게 나타남)가 예상되기도 하나,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을 쉽사리 점칠 순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세력 구도가 재편되고 있는데다 우리 정부의 '탈중국' 선언으로 한중관계 긴장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중국 사업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중국 실적 하락의 근본적 원인이 단순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부환경 악화를 넘어 LG생활건강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 하락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6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 대형플랫폼인 티몰(Tmall)에서 LG생활건강의 대표적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의 매출액은 지난해 3억7000위안(약 718억원)에서 올해 1억2000위안(약 23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LG생활건강은 뾰족한 해결책을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중국 전략인 럭셔리 화장품 위주의 마케팅을 계속하고 티몰, 알리바바 등 현지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유지할 계획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생활건강은 2001년 4월 ㈜LG화학으로부터 분할 설립된 상장사다.

올해 3월 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34%의 ㈜LG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비중은 화장품 54.9%, 생활용품 25.4%, 음료 19.7%로 사업구조가 다각화되어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 역시 화장품은 고가/중저가, 생활용품은 모발/피부/세탁/지류/구강등, 음료는 탄산/비탄산/생수 등으로 다양하다.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해 기준 36.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자금 여력은 어때?

◆ 경영자는 누구?

차석용은 LG생활건강의 CEO이자 부회장이다.

그는 올해도 16년간 실적 신화를 써온 능력을 인정받아 69세의 나이에 CEO에 유임됐다.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취임 당시 생활용품 위주였던 LG생활건강의 포트폴리오를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3대 사업으로 재편했다.

이를 위해 2007년 말 코카콜라음료,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1년 해태htb, 2012년 바이올렛드림(구 보브)과 일본 화장품사 긴자스테파니 등을 30여 건의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그는 오휘, 숨, 후 등 럭셔리 브랜드 강화에도 나섰다. 2018년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최초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 이 기업의 강점이 궁금하다

최근 미국 브랜드 인수를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9년 뉴 에이본(New Avon Company)을 인수하였으며, 2020년 피지오겔의 아시아 및 북미지역 사업권(1914억원) 및 리치(REACH) 치약, 유시몰(Euthymol) 치약 사업권 등(773억원)을 인수했다.

지난해 헤어케어 브랜드 보니카(Boinca, Inc.), 올해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 지분 인수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였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노력에 힘입어 북미지역 해외 판매 매출 비중은 2016년 7%에서 올해 1분기 22%로 확대되었다.

◆ 선수 한 마디

LG생활건강을 바라보는 여의도의 시선은 아직 무겁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리오프닝 효과가 먼저 나타남에 따라 비록 느린 속도로나마 업황이 회복되고 있음에도,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는 중국 전방 환경을 더 큰 모멘텀(주가 상승 또는 하락 경향 및 그 원동력)이라 여기므로 지난 2분기 동안 (LG생활건강 주가가) 20~30%하락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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