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고환율·고금리에 LG엔솔 출렁...'줍줍' 기회

美 신규 공장 투자 재검토·보호예수물량 해제로 최근 주가 하락세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1위 CATL과 격차 벌어지는 중
재무 안정적이나 금리 인상·환율 상승 영향 받을 가능성
하반기 실적 호전...애리조나 공장 건립, 무산 가능성 낮아

박소연 승인 2022.07.01 14:15 | 최종 수정 2022.07.01 14:54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가 국내 배터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짓기로 한 배터리 신규 공장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재검토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지난 5월 12일 이후 처음 30만원대로 하락했다. 1일 오후 2시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35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

배터리 기업은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한 내달 보호예수물량이 해제될 예정이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원자재 급등 및 차반도체 수급난 지속, 중국 상하이 봉쇄,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확대 등 대내외적 악재로 국내 배터리 기업은 쉽지 않은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분리되어 설립됐다.

매출의 대부분이 전기차용 배터리에 집중돼 있지만, IT 기기 등에 쓰이는 소형 전지와 대형 전기 저장소라고 불리는 ESS 배터리 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가격대 및 성능에 따라 소형부터 대형까지 원통형, 파우치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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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다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4월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2위(15.9%)를 차지했다. 1위(35%)는 중국의 CATL이다. 최근 중국산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며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글로벌 거점 확보로 중국의 공세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까지 배터리 업계 최다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R&D)에도 힘써왔다. 최근 10년간 5조3000억원을 투자했으며, 배터리 소재·공정·핵심기술 분야에서 가장 많은 2만29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50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지역에서만 전기차 250만대분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올해 1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부채비율은 79.9%를 기록해 재무 건전성은 좋은 편이라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총차입금은 7조2988억원이다. 현금성자산 5조1612억원을 제외하면​ 순차입금은 2조1375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월 IPO(기업공개)를 통해 10조원 가량의 현금을 조달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이 LG에너지솔루션의 재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 등에서 차입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 부담이 커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를 경우 493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총차입금 중 외화차입금은 5조6120억원에 달한다. 환율이 오를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갚아야 하는 원금과 부담할 이자가 늘어난다.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LG에너지솔루션의 경영인은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권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LG전자 기획팀으로 입사해 금융담당, 재경팀장 상무, 재경담당 부사장, 재경부문장 CFO와 총괄사장 등을 거쳤다.

이후 LG디스플레이에서 대표이사 사장, LG화학에서는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았다.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이동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 별세 후 구광모 회장 체제 안착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한 뒤 2대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권 부회장은 최근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 전문경영인 부문에 헌액됐다. 지난 43년 동안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통신 등 LG의 주요 계열사 사업을 이끌며 LG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3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LG에너지솔루션이 가진 리스크는 세 가지 측면에서 관측된다.

오는 27일 보호예수가 해제돼 단기적인 관점에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체 상장 주식의 4.3%에 달하는 기관 배정 주식 996만 365주가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LG화학이 보유한 1억9150만 주에 대한 보호예수도 풀리지만 시장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장기적 관점에서 원자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배터리의 핵심인 원자재 공급망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배터리 산업 육성 측면에서 투자를 감행해 배터리 원재료 시장을 장악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 원자재 중 흑연 100%, 망간 93%, 코발트 82%, 니켈 65%, 리튬 59% 등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다. 배터리 시장은 2025년 이후 수요·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배터리업체들의 경쟁력은 기술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서 고급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있으며,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선수 한 마디

​올해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업계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 차질로 이연된 테슬라향 매출이 반영되고 GM과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1공장 양산이 하반기부터 시작돼 GM향 실적도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애리조나 신규 공장의 경우 건립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배터리업계가 미국, 캐나다 등지에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리는 이유는 2025년 발표될 신북미무역협정(USMCA) 때문이다. 무관세 혜택을 위해서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지역의 생산 비중이 75% 이상이 되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에서도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에 따라 투자 시점 및 규모, 내역 등을 재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장기적인 관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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