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보복소비 선두에 선 롯데칠성, 가격인상 카드 만지작

신제품 확대..'새로' 소주에 '제로' 시리즈 탄산음료까지
맥주와 주정, 가격 인상 여력 충분..화물연대 파업 반사이익도

김나경 승인 2022.06.27 16:59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오는 8월 롯데칠성음료가 '새로'를 출시한다.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의 희석식 소주 브랜드 신제품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미 올해 3개의 신제품을 내놓았다. 지난 2월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에 이어 3월 '순하리 레몬진'을 내놓았으며, 4월에는 '처음처럼 꿀주'를 출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남에 따라 살아나는 주류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와 '처음처럼'의 시너지를 기대 중이다.

점유율 1위에 달하는 효자상품 '제로' 시리즈도 확대한다.

이 회사가 발표한 내부 자체 집계 기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점유율 50%로 코카콜라를 뛰어넘었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 역시 성장 중이다.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2189억원으로 2년 전(452억원)과 비교해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 제로', '핫식스 제로' 등 신제품을 출시해 점유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가격 인상 여력도 충분하다.

경쟁사들이 지난 3월부터 맥주가격을 올릴 때, 롯데칠성음료는 가격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주정판매에 대한 주정 납품가격 인상 역시 기대된다.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본부에 가입돼 있지 않아 총파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3월부터 20차례 이상의 화물연대 파업을 겪어 지난 2일에는 이천공장 내 소주 생산 라인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한편, 엔데믹 수혜주로 꼽히는 롯데칠성음료의 주가는 올해 1분기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여 지난달 초 최근 5년 새 처음으로 20만 원 선을 돌파했다.

이달 초 호텔롯데가 롯데칠성 지분 20만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한 영향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잠시 주춤했던 주가는 최근 회복하는 추세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롯데칠성음료는 1967년 11월 한미식품공업(주)로 설립됐다. 사업분야는 탄산음료, 주스 등 음료 사업과 소주, 맥주 등 주류 사업이다.

2017년 10월 1일 음료 및 주류사업을 하는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하였으며, 투자부문은 롯데지주(주)에 합병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매출액에서 음료부문의 비중은 85.41%, 주류부문의 비중은 14.59%다.

이 회사는 주력제품인 탄산음료와 주스, 커피음료 외에도 차음료, 먹는샘물, 스포츠음료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와인시장의 빠른 성장에 맞춰 해외 와이너리 인수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와인매출액은 832억원으로 전년대비 34.4% 성장했다. 이에 와인의 수입, 팜매를 넘어 직접 양조까지 나설 예정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CEO는 누구?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는 전무급이 대표이사를 맡은 첫 사례다. 그는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2020년 전무로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일본제품불매운동(NO재팬)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은 롯데칠성음료가 과감히 젊은 피를 선택한 것이다.

박 대표는 2021년 상반기 맥주 위탁생산(OEM)을 시작했다.

2020년 정부가 주세법을 개정함에 따라 맥주의 위탁생산이 가능해졌고 맥주 과세기준도 종량세 방식으로 바뀌어 국내 중소 양조업체 맥주 가격이 30%가량 낮아졌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편의점 등과의 협업으로 각종 수제맥주를 출시했으며, 이에 따라 맥주공장가동률이 18%에서 32%로 증가했다.

또한 그는 2018년부터 ZBB프로젝트(Zero Based Budget)을 추진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ZBB는 전년예산과 관계없이 무조건 '0(제로)'를 기준으로 모든 사업활동을 재검토해 새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 주류사업 판매관리비는 전년대비 23% 감소한 236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수를 줄이는 상품 수(SKU) 합리화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박 대표는 경영 1년만인 2021년 롯데칠성음료의 당기순이익을 흑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 성적표 역시 좋다. 롯데칠성음료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7.3%(372억원)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4.9% 커졌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올해 3월 기준 부채비율은 174.2%로 지난해 12월 대비 25.3%p 증가했다.

2022년 1월 2019년 1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을 조기상환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1조5783억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 자체창출현금을 통한 재무부담 감축은 어려울 전망이다.

음료 및 소주 등 기존사업의 역량강화를 위한 시설투자 등으로 투자자금이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업소용 판촉 비용 증가로 인한 부담도 예상된다.

◆ 선수 한 마디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업소시장 확대와 제품력 기반의 판매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개선, 레버리지 효과를 예상하는 데 부담이 없다"며 "원재료 가격상승의 부담 또한 이를 통해 충분히 상쇄 가능한 사업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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