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하 HMM, 이사회 독립성 지표 50%만 준수

승계 정책 마련 안 돼...채권단 관리체제 영향
김경배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겸임...현대그룹 시절에는 분리
집중투표제 비채택...정관 변경 필요

박소연 승인 2022.06.22 14:34 의견 0

국적 컨테이너 선사 HMM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감사기구 관련 지표에서는 100% 준수율을 보였으나, 이사회 관련 지표에서는 50% 준수율에 그쳤다.

22일 HMM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HMM은 이사회 관련 지표 중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 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지키지 못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HMM은 "지난해 기준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 및 2대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약정'을 체결해 이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HMM은 해운 업황의 장기간 침체로 2016년부터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산은과 해진공이 공동 관리하다가 지난해부터 해진공이 단독 관리하고 있다. ​

HMM은 김경배 대표이사 사장이 의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월에 열린 HMM 경영진추천위원회에서 신임 최고경영자 후보로 결정됐다.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임 역시 채권단 관리체제와 연관이 있다. HMM은 현대그룹시절이던 2014년까지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됐으나 채권단 관리 체제 이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게 됐다. ​

또한 김 대표이사는 이사회 산하 3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권한을 독식하고 있다.

HMM 이사회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재경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4개의 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중 김 대표이사는 감사위원회를 제외한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HMM은 집중투표제 역시 채택하고 있지 않다.

HMM은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정관의 변경이 필요하며, 이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출석 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 출석 주식 총수는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장 HMM이 이같은 핵심지표를 개선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리 하에 있는 만큼 회사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해운업계에서 ESG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핵심 지표율 개선은 HMM이 극복해야할 과제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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