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주식 야금야금 사들이는 SM상선, IPO 재시도하나

SM그룹, HMM 주식 조금씩 매집...1.52%로 지분 늘려
단순 투자 목적이라 보기 어려워..적대적 합병도 불가능
IPO 앞두고 비교집단 주가 끌어올리려는 목적일 수도

박소연 승인 2022.05.13 15:01 의견 0

SM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의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 지분매집 배경에 대해 여러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그룹의 계열사 SM상선은 지난달 HMM 주식 262만9630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SM상선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HMM 주식까지 합쳐 총 488만6548주(지분비율 0.99%)를 확보하게 됐다.​

SM그룹의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HMM의 주식을 매집하고 있다.

​SM그룹 또 다른 계열사인 대한상선은 HMM 주식 총 215만5221주(지분비율 0.53%)를​ 보유 중이다.

SM상선의 공시 이후 기타법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SM그룹이 계속해서 HMM 주식을 매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이 모태인 SM그룹은 2013년 대한해운, 2016년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 2017년에는 한진해운 미주노선(현 SM상선)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발을 담그게 됐다.

SM그룹은 HMM 지분매집을 두고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지만, 동종 해운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SM그룹이 HMM 인수를 염두에 두고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수·합병(M&A)의 달인이라 불리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M&A를 통해 그룹 몸집을 불려왔다. 2000년대 들어 앞서 언급한 해운 3사를 비롯 우방, 남선알미늄, SM우방, 경남기업, SM스틸 등 50여 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2020년에는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지난해에는 쌍용자동차 인수에도 도전한 바 있다.

하지만 SM그룹이 HMM을 인수할 자금 여력은 부족해 보인다. 현재 SM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수준으로 HMM 인수 대금 5~6조원 가량에 못 미친다. ​

SM그룹이 무리하게 HMM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HMM의 지분 40%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대적 M&A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사진=SM상선]

SM상선의 재상장을 추진하고자 HMM의 주가 방어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SM상선은 지난해 11월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SM상선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하였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시했다.

SM상선의 당초 공모가 희망밴드는는 1만8000원~2만5000원이었으나, ​기관수요예측에서 참여가 저조해 공모가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SM상선 공모가 산정의 주요 기준이 됐던 HMM 주가는 SM상선의 상장 철회 공시 당일 2만6750원을 기록했다. 작년 5월 주가가 5만11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40%가량 하락했다.

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의 주가 향방은 투자심리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HMM의 주가 하락세로 당시 해운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았다.

또한 SM상선 공모가 산정의 주요 기준이 됐던 HMM의 주가가 올라가면 SM상선의 기업가치도 함께 높아진다.

SM그룹이 해운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국내 최대 국적선사 HMM에 영향력 행사가 목적일 가능성도 있다.

SM그룹이 보유한 HMM의 총지분은 1.52%로 추정된다.

상법 제542조에 따르면 자본금이 1000억원 이상인 법인의 지분을 0.5% 이상 보유하면 이사회에서 안건을 제안할 수 있는 등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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