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 논란 덮는다?...삼양, 오너3세 개인회사 합병

오너3세 13살 때 설립한 아이스엑스, 수백억원에 삼양내츄럴스에 매각
꾸준한 페이퍼컴퍼니 의혹..회사주소가 찜질방, 간판 없는 오피스텔?
삼양식품 "금번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 투명화할 것"

김나경 승인 2022.05.11 14:31 의견 0

삼양식품 의문의 계열사 아이스엑스가 삼양식품 지주사 삼양내츄럴스에 흡수합병 됐다. 삼양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아이스엑스의 페이퍼컴퍼니 논란을 종식시킬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내츄럴스는 삼양식품 오너 3세 전병우 이사의 개인회사 아이스엑스의 삼양식품 보유주식 12만5396주를 인수하며 흡수합병했다.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스엑스가 보유하고 있던 삼약식품 지분 가치만도 100억원을 넘는다.

또한 시총이 7000억원이 넘는 삼양식품의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33.26%) 지분을 아이스엑스가 26.9% 보유하고 있던 것에 비춰보면 매각가는 수 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아이즈엑스는 설립 이후 꾸준히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받은 회사다. 이 회사는 외부감사 대상에 속하지 않아 매출, 영업이익, 부채비율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자산 120억 원 이상 △부채 70억 원 이상 △매출액 100억 원 이상 △종업원 수 100명 이상 등 4가지 기준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는 회사는 외부감사 대상이다. 외부감사 대상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94년생으로 20대 후반인 전 이사가 지분 100%를 소유한 이 회사는 전 이사가 13살 무렵인 2007년 비글스란 이름으로 세워졌다. 당시 비글스는 전 이사가 설립하자마자 연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 삼양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지자 비글스는 SY캠퍼스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지난해에는 아이스엑스로 사명을 한 번 더 바꿨다.

삼양식품그룹의 사실상 최정점 지주사인 아이스엑스는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쓰고 있지만 간판조차 없다. 과거 비글스 역시 회사 주소로 등록한 주소지가 사실은 찜질방을 영업 중인 주소지였던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전 이사는 미성년자였던 2011년 이 회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신제품 출시와 같은 호재 때마다 삼양식품의 주식을 사고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이 2017년 9월 삼양내츄럴스가 100% 자회사였던 와이더웨익홀딩스를 흡수합병한 사례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시한다.

2018년 삼양그룹 오너일가는 와이더웨익홀딩스를 통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았다. 당시 와이더웨익홀딩스는 압수수색 전인 2017년 9월 삼양내츄럴스에 흡수합병되며 청산됐다.

삼양식품그룹 관계자는 “삼양내츄럴스는 금번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화하고, 지주회사로서의 법정요건을 공고히 하여 삼양식품그룹의 경영활동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등 주주친화적인 경영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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