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신재생에 발목잡힌 'LS일렉트릭'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보다 13% 하회
전력 사업 호조... 신재생 사업 적자
지난해 물적분할 감행... 주주가치 훼손
증권업계 "1분기 호조 예상, 신재생 비용 안정화 여부 주목"

박소연 승인 2023.02.07 00:59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S일렉트릭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6일 LS일렉트릭은 연결 기준 매출 3조3774억원, 영업이익18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6.58%, 20.88% 증가한 규모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 3조2565억원, 영업이익 21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13.63% 하회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 9300억원, 영업이익 261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1.1% 감소했다.​

전력기기, 자동화 사업이 호조를 기록했지만, 신재생 사업이 부진했다. 신재생 사업은 2021년 4분기 680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570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손실 규모도 같은 기간 20억원에서 205억원으로 증가했다.

LS일렉트릭의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4만9000원에 거래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1조 4715억원 규모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S일렉트릭은 LS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지난해 3분기 기준 LS가 지분 47.5%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 LS산전에서 LS일렉트릭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주요 사업은 전력(저압기기, 고압기기, 계량기, 초고압, 배전반 등), 자동화(PLC, INVERTER, 자동화시스템, 빌딩자동화)​, 금속(동관, STS, 후육관), IT(IT설비 및 유지보수) 부문으로 구분된다.

매출 비중은 각각 77.7%, 18.3%, 17%, 2.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사업인 전력 사업은 장기간의 검증과 실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있다. 해당 사업은​ 전력수배전사업과 전력인프라 사업으로 나눠진다. ​

전력수배전사업은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최종 수용가까지 안전하게 공급함과 동시에 전력 차단, 개폐 등 계통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사업이다. ​​

전력인프라사업 중 송변전 사업은 국가 전력망을 구축하는 기간산업이다. 최근 중국·인도 업체들이 자국 내 실적 및 원가경쟁력을 우위로 글로벌 시장참여가 확대돼 가격 경쟁이 심화하는 추세다.

전력인프라 사업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영위 중이다.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시스템 구축 EPC 사업 등이 해당된다. ​​​

전력인프라사업은 4분기에만 총 606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성사됐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파운드리 공장 전력시스템(1740억원), 경주 연료전지 발전설비 (1640억원), 대만 카오슝시 도시철도 전력시스템(2660억원) 등이다.

이중 경주 연료전지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 규모 연료전지 발전소이며, 동사가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의미를 가진다.

수주잔고는 3분기 말 1조8800억원에서 4분기 말 2조3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LS일렉트릭은 구자균 대표이사 회장과 김동현 대표이사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은 1957년생으로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텍사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민대학교 경영학과와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다가 경영에 참여했다. LS산전 부사장, 사장, 부회장을 거쳐 회장직에 올랐다. ​

​​초고압 직류송전(HVDC)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말 정기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63년생으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LS산전 재경부문 상무, 전무를 거쳐 부사장직에 올랐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LS일렉트릭은 지난해 2월 물적분할을 공시하면서 주가가 10% 이상 떨어진 바 있다.

회사는 EV Relay 사업을 물적분할해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물적분할로 모회사의 연결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며, 단기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신증권은 "현재로서 분할 자회사의 전략 방향을 알 수 없다"며 "EV Relay는 전체 매출의 3% 내외에 불과하지만 향후 성장 신사업에 대한 지배구조 및 전략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 선수 한 마디

LS일렉트릭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14.95배(동종업계 15.37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93배 수준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은 기대 이상이었고, 1분기부터 증익 기조로 회귀할 것"이라며 "IRA, 리쇼어링, 공장자동화 등으로 한국 기업들이 해외 공장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배전반 중심의 수혜가 크고, 유럽 신재생 투자 수요와 맞물려 전력기기 수출이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은 일부 ESS 및 태양광 사업 등에서 일회성 비용을 인식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며 "국내외 신규 수주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비용 안정화 여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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