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는 메리츠금융, 화재·증권 완전 자회사전환 효과는

내년 2월 21일, 화재·증권 상폐 예정
자본재분배 기간 1년→1주일
이베스트證 "소액주주 가치 제고 효과는 적어"

김나경 승인 2022.11.23 22:59 | 최종 수정 2022.11.24 15:54 의견 0

메리츠금융그룹이 자회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상장 폐지하고, 3개 상장사(지주·화재·증권)를 하나로 합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21일 장 종료 이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괄적주식교환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주식교환 비율은 메리츠화재 주식 1주당 지주 주식 1.2657378주, 메리츠증권 주식 1주당 지주 주식 0.1607327주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내년 1월 5일 주주총회를 거쳐 주식교환을 마무리한 후 2월 21일까지 화재와 증권의 상장 폐지를 완료하고 메리츠금융지주만 상장사로 남긴다는 계획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더욱 신속하게 투자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저성장 고금리 시대에 돌입하면 현금이 많은 금융사엔 더 많은 투자기회가 펼쳐진다.

이에 따라 메리츠금융그룹은 각 상장사의 결의로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던 자본재분배(캐피탈 리얼로케이션) 기간을 각 상장사를 상장 폐지 시킴으로써 1주일로 대폭 줄여 신속하게 좋은 투자기회를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겸 화재 대표이사는 21일 기업설명회에서 "메리츠화재가 창출한 이익을 메리츠증권을 통해 투자할 때 각 계열사가 상장사이다 보니 매달 주총과 결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지체가 발생한다"며 "보통 금융지주사는 좋은 투자기회가 있을 때 중간 배당과 유상증자를 통해 1주일에서 2주일 안에 자본재분배(캐피탈 리얼로케이션)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지주사의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가파른 금리상승의 여파로 표면적인 자본규모가 급감한 상태에서 지주체제 전환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자본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재와 증권 역시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를 대비해 자본확충이 가능하며 최근 레고랜드 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불안정으로 리스크가 커진 메리츠화재 역시 이번 편입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주사 사업구조를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이번 결정으로 인한 시너지를 주주와 함께 나누겠다는 방안도 발표했다. 각 계열사를 통합한 메리츠금융지주는 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가 이미 PBR 1배 이상에 형성돼 있어 주주환원정책이 현재와 같이 자사주 매입소각 위주로 진행될 경우 낮아진 대주주 지분율은 빠르게 상승할 수 있으나 소액주주 가치 제고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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