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보험료 인하 압박’ 직면한 김정남 DB손보 부회장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8170억원 달성
환헤지 손익 증가에 해외 사모펀드 배당까지
국민의힘 "자동차보험료 대폭 인하 필요"

김나경 승인 2022.11.17 16:51 의견 0

DB손해보험 주가는 11월 들어 5만원대에서 박스권을 그리고 있다.

DB손해보험 주가는 김정남 대표가 취임한 2010년 5월 3일 3만5900원에서 2022년 11월 16일 5만6900원으로 5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주가는 20만6500원에서 19만3500원으로 6.3% 하락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1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한 수치로 지난 5년 3분기 기준 최고 매출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81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6% 증가했다.

태풍과 추석 이동량 증가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여름 태풍 ‘힌남노’와 사회적거리두기 완화로 차량 이동이 늘면서 D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납입한 보험료에 대한 지급보험금의 비율)은 81.4%로 전기대비 4.1%p 올랐다.

보통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p 상승하면 보험사 합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4%p 낮아진다.

하지만 DB손해보험의 실적은 오히려 상승했다.

실손보험금 청구와 지급 심사 관련 제도가 강화돼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감소했으며 환헤지(미래 매매환율을 현재 수준으로 미리 고정하는 거래 방식) 손익 증가와 해외 사모펀드 현금배당 등으로 투자 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DB손해보험을 비롯한 손해보험사의 호실적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4~5월 손보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운행량 감소로 손해율이 개선돼 자동차보험료를 1.2~1.3% 내렸다. 더 이상의 인하는 하반기 빙판길 사고 등으로 손해율이 오른다는 이유로 선을 그었다.

이달 초 국민의힘 당정협의회는 보험료 인하를 강하게 요구했고 손보업계는 손해율 등을 따져 인하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손보사들이 연내 보험료를 1%가량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부의 더 큰 인하율 요구와 3분기 호실적으로 인하율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DB손해보험의 현금 배당수익률은 7.3%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배당금은 주당 3500원으로 배당수익률은 5.92%였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은 보험업계 최장수 대표이사다.

1952년생으로 동해 북평고등학교와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DB그룹(동부그룹)에 입사해 1984년 DB손해보험(동부화재)로 자리를 옮겼다.

2010년 DB손해보험 대표이사에 올라 5연임에 성공했다.

김 대표 취임 후 DB손해보험 보유고객은 2010년 530만여 명에서 2020년 1000만 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자산 역시 10조원대에서 올해 반기 기준 65조원으로 6배 이상 증폭됐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이제부터 디지털은 금융의 또 다른 이름으로 디지털 금융시대에 맞는 디지털 기반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IFRS 17 병행 시행에 맞춰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변화 관리와 함께 관련된 프로세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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