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연장.. 합병 멀어지나

美 기업결합심사 연장...미주 노선 독과점 여부 판단
英 한국-영국 런던 노선 독과점 우려...추가 자료 제출 요구

박소연 승인 2022.11.16 14:26 | 최종 수정 2022.11.16 16:54 의견 0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제동이 걸렸다. 임의신고국인 영국과 필수신고국인 미국이 모두 심사 연장 결과를 내린 탓이다.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말 미 법무부에 자료를 제출했고, 미국 법무부는 75일간 기업결합심사를 하겠다고 대한항공과 협의했다. 이달 중순 심사가 마무리되어야 했지만, 기한을 넘기게 됐다.

미 법무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이 많은 만큼 독과점 여부를 면밀히 판단하기 위해 심사를 연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주노선은 대한항공의 주력 노선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준 매출의 29%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법무부는 추가로 미주 노선의 경쟁성을 강화하기 위한 시정 요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또한 시장경쟁청(CMA)는 지난 15일(한국시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심사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

CMA는 한국과 영국 런던을 운항하는 항공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곳밖에 없어 합병할 경우 영국 런던 노선을 한 항공사가 독점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CMA는 대한항공에 이달 21일까지 독과점 우려 해소 방안이 담긴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자료 검토 후 이달 28일까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거나 심층적인 2차 조사에 들어갈지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영국의 심사 연장이 합병 무산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경쟁당국이 심사 연장 결정을 내린 것은 불승인이 아닌 것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의 경우에도 시간이 걸리면서 조건부 승인을 내렸기 때문에 해외 심사 당국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경쟁당국에서 요구하는 자료 및 조사에 성실히 임해 왔으며, 향후 심사 과정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영국 경쟁당국과 세부적인 시정조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시정조치를 확정해 제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영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국가에서 승인을 남겨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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