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업황 불황에도 주주환원 계속된다

금호석화, 3분기 어닝쇼크...석유화학업황 악화 여파
올해 15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지난해 결산배당 1만50원
올해도 고배당 이어갈듯

박소연 승인 2022.11.09 11:33 의견 0

업황 부진으로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8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871억원, 영업이익 23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63.1% 떨어진 수치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어닝쇼크 수준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상반기 고유가·공급과잉·수요둔화란 삼중고를 겪은 데 이어 이어 하반기에는 고환율 리스크까지 덮쳤다.

금호석화의 주력 제품인 NB라텍스 또한 중국 업체들의 생산 확대로 경쟁이 심화돼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호석화는 4분기에도 시장 수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황 불황에도 금호석유화학이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

금호석화는 지난해 12월 17만1847주,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지난 2003년 12월 570만주를 소각한 이후 19년만의 자사주 소각이다.

올해도 자사주 소각을 이어갔다. 금호석화는 98만1532주의 자사주를 6개월에 걸쳐 매입한 후 지난 9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도 큰 폭으로 올렸다.

10여년간 1000원대 배당을 실시한 금호석화는 2020년 보통주 주당 42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을 결산배당으로 지급했다. 배당금 총액은 1158억원이다. 배당성향(별도 기준)과 배당수익률은 각각 26.66%, 2.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주당 1만원, 우선주 주당 1만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2808억원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은 각각 28.46%, 6.02%다.

업계는 업황 악화에도 금호석화가 올해까지는 고배당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올해 1조25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화는 2020년부터 향후 3년간 별도 기준 20~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 있는 것도 금호석화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박철완 전 상무는 2년 연속 주주제안을 금호석화에 내고 있다. 올해 초엔 보통주 주당 1만4900원, 우선주 주당 1만4950원의 배당금을 제안했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 3월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가 약속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실행되는지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계속해서 자사주 장기 보유,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 바로잡기 위해 최대주주로서 책임에 최선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호석유의 부채비율은 39%에 불과하고, 순현금은 6000억원 수준이다"며 "최근 금융불안 및 금리급등 사이클을 충분히 이겨낼 튼튼한 재무상태를 보유하고 있다. 연말 주당배당금(DPS)은 6000원으로 추정하며, 현시점에서 배당 수익률은 4.5%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현태 BNK증권 연구원은 "금호석화는 주주환원정책을 계획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라며 "올해 자사주 소각 물량은 지난해 소각한 물량 대비 5배 규모이다. 올해 별도 당기순이익이 7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 소각 만으로 20%를 환원한 것이다. 여기에 기말배당 주당 6000원(별도 배당성향 20%)까지 더하면 배당과 자사주소각으로 4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별도 기준 배당성향 25~30% 유지하겠다는 기조는 변동이 없다"며 "주주들과 약속했던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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