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아직은 머나먼 '재무 정상화' HJ중공업

토지 및 건물 자산 매각 등 재무개선 가속화
건설업이 지난해 매출 견인
조선 비중 낮아 조선사이클 수혜 입기 힘들어..건설업황 악화 우려

박소연 승인 2022.10.05 11:1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HJ중공업이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주가 회복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PBR도 0.9로 동종업계 대비 낮지 않은 수준이다.

​국내 최초의 강선 조선소인 HJ중공업은 국내 최초 수출선 건조, 국내 최초 국산경비정 건조, 국내 최초 석유시추선 수출, 동양 최초 액화천연가스(LNG)선 제조 등 수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황이 악화되면서 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공동관리)을 맺었으며, 2020년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시작된다. 이후 지난해 9월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최대주주가 한국산업은행에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로 변경된다.

​사명도 한진중공업에서 HJ중공업으로 바꾸고 현재 새도약을 추진 중이다.

​HJ중공업은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는 12월 주식회사 이도에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일원의 토지와 건물 자산을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 규모는 770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HJ중공업 자산총액(2조3852억원)의 3.23%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30일 선박용 블록을 만들 위성공장인 거제공장 개소해 물량 처리에도 숨통이 트일 예정이다. HJ중공업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하며 2016년 이후 수주가 중단된 상선시장 재진입에 성공한 바 있다.

​HJ중공업의 주가는 4일 44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57%가량 하락했으며, 2020년 3월 저가 대비 23% 상승한 수준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HJ중공업은 조선업과 건설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건설 부문은 매출의 86.7%, 조선 부문은 12%를 차지하고 있다.

HJ중공업의 조선 부문은 방산·특수선 사업, 신조선(상선) 사업, 기타(수리 사업 등)로 나뉜다.

HJ중공업은 방산 함정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어 있으며, 해군 대형수송함(LPX), 대형상륙함(LST), 고속정(PKX-B), 고속상륙정(LSF-II) 및 각종 지원함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또한 관공선의 경우 해경 경비함, 3D·4D물리탐사연구선 및 친환경 하이브리드 어업지도선 등의 각종 기술집약적이며 친환경 선박 건조를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신조선(상선) 사업의 경우 수주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HJ중공업은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총 8척의 일감을 확보했고, 근 건조 계약에는 별도로 2척의 옵션 계약이 포함돼 추가 수주 가능성을 열어놨다.

건설 부문은 건축·주택, 토목, 플랜트 사업으로 구분된다.

건축 부문 매출액은 2019년 3581억원, 2020년 4097억원, 지난해 5664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건설 부문 수주잔고는 2조3542억원이다.​​

주택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HJ중공업은 지난 3월 해모로 론칭 16년 만에 브랜드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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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1141억원의 경북 구미시 공단4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비롯해 경기·부산·광주·대구 등에서 약 4000억원 규모의 정비사업장 일감을 확보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HJ중공업의 재무는 좋지 않은 편이나,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2019년 900%가 넘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450%로 떨어졌으나, 올해 상반기 490%로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자본유보율은 2019년 -55.68%, 2020년 -37.54%, 지난해 -71.32%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기본적으로 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금흐름은 전년도 대비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10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00억원으로 증가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8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22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을 팔아서 현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23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35억원으로 변동됐다.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고 자산을 매각, 유동성장기부채를 상환하는 등 차입금을 갚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HJ중공업은 홍문기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선임돼 올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홍 사장은 1962년 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현대건설과 동부건설 토목사업본부장, 동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동부건설 토목사업본부장 시절 2년 만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벗어나 3년간 영업이익 성장률 30% 이상을 이끌었다.

홍 사장이 HJ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

◆ 선수 한 마디

HJ중공업의 위치는 애매해 보인다.

조선 관련주로 보기에는 매출에서 조선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또한 상선 비중이 낮아 조선사이클에 대한 수혜를 받기 어렵다.

건설주로 접근할 경우 업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건설업은 건설업 실질 경제성장률 하락,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SOC 예산 및 투자 위축,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주택시장 경쟁 심화, 해외 건설사업 수주감소 및 손실위험 증가 등 어려운 여건에 처해있다.

현재 HJ중공업의 PBR은 0.90배로 동종 건설업계 대비 저평가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불안정한 재무구조, 동종업계 대비 고평가 상태를 이유로 HJ중공업에 사지' 말까'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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