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손보 1위 저격수' 김용범 메리츠 부회장

호실적에 자사주매입까지..지난해 지주사 주가 345% 급등
연쇄적 금리인상으로 부실부채 위험↑
김 부회장 "2024년까지 손보업계 1위 달성할 것"

김나경 승인 2022.10.04 11:17 의견 0

주주환원정책으로 순조로운 주가 상승을 이어 나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금리인상 충격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500억원의 소각용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이는 당기순이익의 46%에 이른다.

그룹사인 메리츠화재도 2020년부터 순이익 성장률이 50% 이상이라는 좋은 소식을 매년 알리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지주사 주가 역시 지난해 1월 4일 9680원에서 같은 해 12월 30일 4만4000원으로 354%가량 상승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김용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된 2013년 12월 6600원에서 2022년 9월 30일 2만850원으로 21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금융지주는 3만9950원에서 4만7500원으로 18.9%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연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주가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5월 0.25%p, 6월 0.75%p, 7월 0.75%p, 9월 0.75%p를 추가로 인상해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3.25%다.

금리 인상 초반에 강세를 보이던 금융주들도 연속적인 금리 인상에 부실부채 리스크가 커졌다.

김용범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다.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생명 증권부 투자분석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CSFB증권에서 외환 채권 파생상품을 연계한 차익거래법을 개발해 34세에 최연소 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2013년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로 내정된 뒤 2015년에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큰 회사조직을 부문별 소집단으로 나눠 개개인이 경영자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하다.

영업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기존 '본부-지역단-점포' 3단계 조직에서 본부·지역단을 없앤 직결구조(본사-점포)로 조직의 무게를 줄였다.

이를 통해 메리츠는 영업관리비용을 줄이고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었다.

복장 자율화와 더불어 문서작성을 80% 이상 줄이고 대면결제를 금지하는 등 사내문화 자율화에도 앞장섰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3721억원, 당기순이익 925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 비해 각각 42.6%, 17.6% 증가했다.

김 부회장의 목표는 2024년까지 메리츠화재를 손해보험업계 1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사내 CEO메세지를 통해 "우리는 이미 뉴 3*3플랜을 통해 3년 뒤 새로운 좌표를 설정한 바 있다"며 "모든 임직원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고 말초 신경과 세포 단위까지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메리츠화재의 뉴 33플랜은 오는 2024년까지 전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는 동시에 당기순이익 규모를 1조50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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