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철도에 방산까지 '수주랠리' 현대로템

최근 주가 큰폭 상승...폴란드와 K2 11조원 규모 계약 기대
철도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 차지...방산 사업 파이 커질 듯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00억원 부과...올해 당기순이익 감소 예상
폴란드 계약 관련 과도한 기대에 대한 우려도...하반기 노르웨이와 계약도 기대

박소연 승인 2022.07.25 15:05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현대로템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2일 현대로템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79% 상승한 2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상승은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업무협약(MOU) 소식에 따른 것이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2024년까지 K2 18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수출 규모는 총 3조원 이상이다.

여기에 폴란드 정부가 K2를 2030년까지 480여 대, 2031년 이후로 추가 340대를 추가 구매하기로 하면서 계약 규모가 총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폴란드 구매 계획이 성사되면 K2전차가 유럽에 수출되는 첫 사례가 되며, 역사상 최다 물량으로 기록된다.

15일 기준 현대로템의 시가총액은 2조7340억원이다. 시총의 4배에 육박하는 계약이 성사된다면 현대로템의 방산 사업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중공업 업체로 철도사업, 방위사업, 플랜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레일솔루션(철도) 사업 63.9%, 디펜스솔루션(방산) 사업 26.9%, 에코플랜트(플랜트) 사업 9.1%의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로템의 레일솔루션 부문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꾸준히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철도차량 중 특히 강점을 보이는 분야는 전동차 부문이다.​

철도 글로벌 시장의 경우 유럽의 알스톰, 지멘스 등을 비롯한 상위 10개 사가 전체 시장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중국의 철도차량 기업인 CRRC(구 CSR, CNR)가 자국 내 물량을 바탕으로 약 3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특히 신조 차량 수요가 큰 아시아,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매년 약 20억달러의 규모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내 철도차량시장에서 현대로템은 2020년 GTX-A노선 전동차 사업을 수주하면서 GTX 시장을 선점했다.

방산사업은 K2전차가 주력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전차류에 대한 경쟁 관계의 회사가 없다.

K2는 뛰어난 산악지역 기동 능력,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시장에서 평가된다.​

현대로템은 신사업으로 수소사업을 낙점한 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도사업 부문에서는 수소전기트램과 수소 철도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수소추출기 등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 중이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현대로템은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업계에서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통한다. ​

1961년생인 그는 영락상업고등학교(현 영락의료과학고등학교)와 전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에 입사해 경리과에서 일했다. 이후 현대차 경영기획담당과 경영관리실장, 기획조정3실장 등을 맡았다.

2013년부터 현대위아 기획담당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6에는 HMC투자증권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을 거쳐 2017년 현대차증권 대표이사를 맡았다.

2020년부터 현대로템의 대표이사직을 맡아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현대로템의 재무구조 개선을 주도했다.

이 사장은 취임 첫해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내실 경영에 나섰다. 당시 임원 수를 20%가량 줄이는 인력 조정과 조직 통폐합을 진행했다.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이어졌다. 현대로템은 종속회사인 그린에어 지분을 812억원에 매각하고, 현대모비스에 의왕연구소 내 부지와 건물을 878억원에 팔았다.

현대로템은 이 사장의 취임 첫해인 2020년 8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기준 362%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020년 211% 수준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로템의 부채비율은 223%를 기록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현대로템 사업의 주요 원재료는 금속 소재가 53% 비중을 차지한다. 철강 가격 변동과 관련해 과거 수주한 물량에 대해 판가전이 이슈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현대로템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이 발주한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 수년간 낙찰 예정자와 물량 등을 담합한 혐의다.

과징금 규모는 현대로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훌쩍 초과한다. 현대로템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36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2022년 당기순이익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로템의 ESG 경영에도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로템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등급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받았다. 2015년 이후 줄곧 B+를 받다가 달성한 성과였다. 하지만 이번 과징금으로 올해 ESG등급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와 K2 계약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폴란드의 의사와 별개로 폴란드가 실제로 도입할 능력이 있는지와 현대로템이 제공할 능력이 있는지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 생산 및 조달 능력 감안 시 밸류체인 전반의 증설 없이는 보도처럼 단시일 내에 대량 공급은 쉽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 선수 한 마디

현대로템은 철도 서비스 분야를 적극적으로 확대 중이며, 플랜트 사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 및 물류사업에 진출 4차산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수소 기반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또한 폴란드와의 K2 구매 계약이 성사되면 현재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방산 사업의 비중에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폴란드뿐 아니라 노르웨이에서도 K2 전차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르웨이의 경우 필드테스트를 진행했고, 이르면 올해 안 사업자 선정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SK리서치센터는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독일 크라우스마파이사의 레오파드(leopard2A7) 전차이지만, 뛰어난 기동 능력과 저렴한 가격 등에서 K2가 경쟁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아울러 유럽지역의 나토 가입국을 중심으로 국방비 증액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부분도 현대로템의 방산 사업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