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000억 CB 전환...주가 어디까지 떨어질까

산업은행·수출입은행, 주식전환권 행사...HMM 전철 밟아
주식수 증가로 지분가치 희석...증권업계 목표주가 줄하향

박소연 승인 2022.06.21 15:32 의견 0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3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영구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오버행(잠재적 물량 출회 가능성) 우려가 현실화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제9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대해 지난달 중도상환권 행사를 결정했으나, 채권자인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전환권을 행사했다.

​주당 전환 가액은 1만4706원으로 총 주식 수는 2039만9836주다. 오는 7월 14일 전환주식 수 전체가 상장될 예정이다. 전체 주식의 약 5.87%에 해당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6월 자본 확충을 위해 CB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1800억원, 12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했다.

​CB의 최초 금리는 2.28%였으나, 올해 6월 22일부터 2.5%p가 가산될 예정이었다. 이자 비용은 기존 7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증가한다.

​대한항공은 이자가 오르기 전 CB 조기 상환청구권을 행사했고,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주식 전환을 결정했다.

​​유통 주식 수 증가로 주식 하락 우려... HMM 전례 있어

대규모 CB 전환 물량으로 대한항공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CB의 주식 전환은 총 주식수 증가에 따라 기존 지분가치를 희석하기 때문에 통상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주식 전환이 완료되면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5.5%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21일 기준 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셈이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의 CB에 대해 주식전환권을 행사하면서 HMM 주가 역시 하락한 바 있다.

​산은은 지난해 6월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6000만주를 주당 5000원으로 전환했다. 공시 당시(6월 30일) HMM의 주가는 4만39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해진공 역시 HMM의 CB 8364만7009주를 주당 7173원의 가격으로 전환권을 행사했다. 공시일 기준(10월 26일) HMM의 주가는 2만9400원을 기록했다.

​두 국책은행의 CB물량 주식 전환으로 HMM의 주식은 총 1억6000만주(현재 상장주식수 4억8903만 9496주)가 증가했다. 이 여파로 한때 5만1100원을 기록했던 HMM 주가는 올해 초 2만1100원까지 하락했다. ​

◆ 산은의 배임 이슈 해소...기존 주주는 '울상'

​국책은행이 주식전환권 행사에 나서는 이유는 이익의 기회를 포기할 시 배임 행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만큼 손해를 보고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HMM CB의 전환권을 행사하면서 1조8000억원의 전환이익을 거뒀다. 해진공 역시 약 1조700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이번 대한항공 CB 전환으로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산 평가차익은 25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자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재무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B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만큼 상환 시 부채가 아닌 자본이 줄어 부채비율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 희석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피해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CB 주식 전환권 행사에 따른 주식 수 증가 등을 반영해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8.9% 하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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