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만 1600억...금호석유화학 박준경, 경영권 지켜낼까

내달 주총에서 박준경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안 상정 예정
박 부사장, '영업통 평가'...경영 능력 입증 과제
내년에도 경영권 분쟁 지속될 듯..지분 확보 및 증여세 재원 필요

박소연 승인 2022.06.17 14:57 의견 0

금호석유화학이 내달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박준경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3세 승계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7월 21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스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안건은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비롯해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 등이 상정된다.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되면 금호석유화학은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룹의 지주사 격으로 박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시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안건은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 정관에 따라 주총에 출석한 주주 5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지난 3월 주총에서 사측 안건이 68.6%의 동의율로 통과되는 등 주주들은 최근 사측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 하반기 석유화학 업황 암울...경영 능력 입증 관건

​박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환경공학과 졸업 이후 금호타이어 회계팀을 거쳐 2010년 금호석유화학에 처음 합류했다. 이후 해외영업팀 부장과 수지해외영업 상무 등을 거쳐 현재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역임 중이다.

박 부사장은 국내외 영업을 모두 경험한 '영업통'으로도 불린다. 이러한 영업능력으로 금호석유화학이 역대급 실적을 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받는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8조4618억원, 영업이익 2조4068억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사업에서 박 부사장의 해외영업능력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다만 석유화학 업황이 나빠지는 가운데 3세 경영체제에서 박 부사장이 경영능력을 어떻게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을 355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4491억원보다 급감한 수치다.

하반기까지 석유화학 업황은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은 원유를 필수 원료로 하는 업종이나 최근 고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석유화학제품 수요량은 줄어드는데 반해 플라스틱 생산에 필수 원료인 에틸렌의 공급량은 증가하고 있다. ​

◆ 경영권 분쟁 지속될 가능성... 증여세 재원 마련도 과제​

박 부사장 체제에서도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는 박 부사장과 사촌지간인 박철완 전 상무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둘째 형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삼촌인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해임됐다.

​이어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주주제안 등을 통해 경영권 참여를 시도했으나 박 전 상무 측 안건이 모두 부결된 바 있다. ​

박 전 상무는 "앞으로도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개인최대주주로 지분 8.58%를 보유하고 있다. 우호지분을 고려하면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10.16%까지 올라간다.

​반면 박 부사장은 지분 7.21%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6.73%)과 장녀 박주형 전무(0.98%)의 지분을 합하면 15%가량 되지만,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 지분 확보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박 부사장 부자의 현금 동원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

​​박 회장의 보유주식 203만9629주 중 약 69.17%인 141만751주가 주식담보대출 담보로 잡혀있다. 박 부사장은 보유 주식 218만3120주가 모두 담보로 잡혀있다.​

​지분 확보에 이어 증여세 재원 확보도 과제다.

현재 박 회장의 지분 가치는 3018억원으로 추정된다. ​박 회장의 지분을 박 부사장이 넘겨받을 시 50% 가량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업계 안팎에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에서 직접적으로 방향성을 밝히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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