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합병 승부수 '롯데제과'...폭발력은 '물음표'

올해 1분기 롯데제과, 롯데푸드 영업익 각각 58.4%, 71.3% 급감
전체 매출에서 빙과부문 5분의 1 수준..합병 시너지 크지 않아

김나경 승인 2022.06.13 15:14 | 최종 수정 2022.08.03 14:08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합병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중복되는 사업이 빙과사업 밖에 없어 구조조정을 통한 원가 절감, 생산비용 절감의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최근 두 회사는 심각한 실적악화를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제과의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4%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대비 3.64%, 12.95% 감소했다.

롯데푸드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올해 1분기 롯데푸드의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3% 급감했다. 롯데푸드 실적은 4년 연속 감소세에 있으며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 1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합병으로 롯데는 빙과시장 점유율 1위(45.2%)를 차지하게 된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에 산재한 빙과사업부문을 통합 법인 제과사업부 산하 영업본부 ‘통합빙과부문’으로 합치기 때문이다.

또한 합병회사는 81개의 빙과브랜드를 60개 미만으로, 707개의 빙과상품을 300개 미만으로 축소해 메가브랜드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빙과 공장 통합에도 나선다. 기존 롯데제과가 영등포, 대전, 양산, 롯데푸드가 천안에서 운영 중인 빙과라인을 천안, 양상, 대전으로 재배치하여 운영 효율을 제고할 예정이며 추후 빙과 공장 통합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전체매출에서 빙과 비중은 롯데제과가 17.5%, 롯데푸드가 13.4%로 전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해 합병으로 인한 폭발적 시너지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롯데제과는 롯데지주㈜의 사업부문이 2017년 10월 1일자로 인적 분할되어 설립된 종합제과업체이다.

이 회사는 자알리톨껌, 빼빼로, 꼬깔콘, 가나초콜렛 등 다수의 인기제품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인적 분할 과정에서 기존 해외법인 중 일부 판매법인만이 롯데제과로 이관돼 해외 사업기반이 축소됐다.

그러나 분할 이후 인도, 러시아, 미얀마 법인 등 해외법인 지분 취득하고, 2018년 롯데지주로부터 해외법인을 재편입하면서 해외사업부문을 강화했다.

롯데푸드는 1958년 일동산업㈜로 설립돼 빙과와 가공유지를 주력으로 가공·신선식품, 커피, 식품첨가물 등의 제조·판매하고 있다.

2017년 10월 1일 식품사업을 영위하는 롯데푸드와 투자부문을 분할하였으며, 투자부분은 롯데지주㈜에 합병됐다.

주력사업인 마가린과 같은 가공유지부문은 4사 과점체제에서 고정거래처와 그룹 내 계열사 등 안정적인 수요를 토대로 업계 1위(점유율 70%)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빙과부문도 점유율 15%로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 식품, 육가공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최근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해온 식육사업부문 영업정지를 결정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롯데제과는 합병 후 이영구 대표 1인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는 합병 후 롯데제과의 푸드사업부를 맡기로 했다.

이영구 대표는 30년 이상 롯데에서 근무한 롯데맨으로 롯데칠성음료 통합대표시절 3분기만에 만성적자인 주류부문을 흑자전환했다.

이 대표는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예산을 0(zero)에서부터 재검토하는 ZBB경영을 도입해 음료부문과 중복 투자된 영역을 대폭 통합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섰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롯데그룹 식품사업을 총괄하게 되었지만, 실적이 좋지는 않다.

롯데그룹 식품군에도 ZBB경영을 도입해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하며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코로나19확산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며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용이 크게 상승해 수익성은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 후 신 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4월 롯데푸드는 밀키트 전문 제조업체 ‘푸드어셈블’ 지분 19.6%를 65억원에 확보했다. 롯데푸드에 따르면 푸드어셈블은 총 3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밀키트 업계 2~3위권의 업체로 150개 이상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 대체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는 식용 곤충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롯데제과는 지난 3월 식용곤충 제조기업인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 난 이 주식 찬성일세

롯데제과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에 롯데푸드가 영위하던 HMR, 유지, 육가공 등 사업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채널측면에서도 냉장채널이 추가된다.

소멸회사인 롯데푸드는 국내 중심의 사업에서 롯데제과의 글로벌 현지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 선수 한 마디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복 사업부문이 빙과가 유일하고 중복 원재료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단기간 내 폭발적인 합병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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