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오리무중인데...아시아나항공, 영구채 발행에 유증까지 덥석

아시아나항공, 2500억원 규모 영구CB 투자자 모집 나서
재무건전성 악화 및 낮은 신용도로 투자자 모집 난항 예상
계열사 에어부산 유증...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주식 취득

박소연 승인 2022.06.03 15:04 의견 0

아시아나항공이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조달에 나선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500억원 내외의 만기 30년 영구CB 발행을 계획하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표면 이자율(Coupon Rate​)과 만기보장수익률(YTM)은 연 5%대로 제시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대한항공의 1조5000억원 인수자금 유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구 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재무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2811%에 달한다. 전 분기 대비 400%p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티웨이항공(7349.95%), 롯데관광개발(2967.8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편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이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지표 및 신용도(BBB-)가 운용사들이 투자하기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

대한항공과의 합병 성사 여부도 걸림돌이다.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합병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6개국에서 아직 승인받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2020년 11월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합병을 추진했으나, 1년 7개월가량이 지난 현재에도 절차가 진행 중이다. ​

[사진=아시아나항공]

◆ 제코가 석자인데.. 에어부산 주식 취득하는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 에어부산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취득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사한다고 공시했다.​

에어부산은 무상감자를 통해 현재 발행된 1억9392만주 보통주를 3분의 1 수준인 6464만주로 줄일 계획이다.

또한 무상감자 후 곧바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에 사용된다. ​

무상감자를 실시할 시 자본금이 3분의 1로 줄어들면서, 자본금이 자본총계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유상증자로 추가 자금까지 충원해 부채비율도 낮출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를 통해 계열사 에어부산의 주식 1770만9652주를 약 815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2%를 보유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주식 취득을 놓고 재무건전성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주식 취득은 에어부산 자본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과 지배력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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