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공략' 페이스북, 사명 변경 추진

"창립 18년만에 사명 변경" 외신 보도
메타버스 구축 및 이미지 변신 해석

최희진 승인 2021.10.22 14:01 | 최종 수정 2021.10.22 14:30 의견 0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꿀 계획이다. 최근 메타버스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새 사명에 반영될 전망이다.

페이스북 [사진=펙셀]

미국 뉴스 웹사이트 '더 버지'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오는 28일 예정된 연례 커넥트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사명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 이전에 공개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더 버지'는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페이스북 외에도 인스타그램, 왓츠앱, 오큘러스 등과 같은 다양한 브랜드를 하나로 재배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페이스북 이용자 A씨는 "최근 페이스북 이용 시간이 줄었는데, 사명이 바뀐다니까 흥미롭다"며 "페이스북 사명 변경 이후 다시 이용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은 단순 SNS 사업자로의 역할을 넘어 메타버스 시장을 공략하고, 최근에 닥친 잇따른 악재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아바타가 활동하는 공간으로, 대면접촉 상황이 어려워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부상한 차세대 플랫폼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7월 더버지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5년 내 소셜미디어 회사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올해 중순 사내 메타버스 전담팀도 새로 꾸렸다. 직원 1만명 이상이 증강현실(AR) 안경 등 제품을 만들고 있고, 최근 안경업체 록소티카와 손잡고 AR 스마트 안경을 내놓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이 시장이 스마트폰처럼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 세계 학술 기관의 메타버스 관련 연구 지원을 위해 총 5000만달러(약 587억) 규모 리서치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한편 혁신과 소통으로 상징되던 페이스북은 최근 반독점, 개인 정보 유출, 이익 우선 등 부정적 이미지로 대중의 신뢰를 잃었고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외에도 최근 페이스북은 내부 고발사건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독점 논란으로 미국 연방 정부와 소송도 진행 중이다. 미 의회에선 페이스북 등 IT대기업의 불공정 관행을 없애기 위해,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치고 메타버스 가상 공간을 선도하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체는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이 당국의 SNS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에서 벗어나, 미래 사업에 별도로 집중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사업 확장과 이미지 변신을 위해 사명을 변경하는 일은 흔하지는 않다. 반면 미래기술 지형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IT 대기업들은 관련 사업 확장을 꾀하며 사명 변경을 추진해온 바 있다.

구글은 지난 2015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선언하고 회사명을 알파벳으로 변경했다. 이후 자율 주행, 헬스, 생명 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그룹으로 확장했다. 소셜미디어 업체인 스냅챗도 사명을 스냅으로 변경해 자사를 카메라 회사로 규정했다. 2016년 채팅 서비스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스냅’으로 이름을 바꾸고 카메라 안경을 출시하며 하드웨어 사업으로 확장한 것이다.

현재 페이스북의 신규 사명은 사내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져 고위 간부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식통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플랫폼인 '호라이즌(HORIZON)'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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