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퇴진 이행하라"... 남양유업 노조의 절규

이달 2일부터 논현동 본사 앞에서 1인 시위
주식매매 종결 6일 앞두고도 답 없어
노조, "홍원식 회장이 확실한 입장 밝혀라"

최희진 승인 2021.08.26 18:54 | 최종 수정 2021.08.26 20:32 의견 0

남양유업 노조 관계자가 26일 서울 강남 논현동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최희진 기자]


남양유업 노조가 지난 2일부터 서울 강남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26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과 대표는 경영악화를 책임지고 사퇴하고, 대국민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남양유업의 주식매매계약 종결일이 6일 남짓 남은 가운데 매각 결렬 설도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앞선 상황에 대해 회장님이 확실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하는데 아직 확답이 없는 걸로 봐 매각할 생각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노조는 지난 17일 ‘국민과의 약속 이행, 경영 정상화, 고용안정 보장’ 3가지를 담은 공문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17일 이후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두 번 더 보냈다”며 “그러나 아직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10여 일이 지난 오늘까지 회사의 의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남양유업 본사 앞 1인 시위 현수막 (8/26일) [사진=최희진]


오너리스크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오너를 믿고 따르던 직원들이다. 남양유업의 경우 회사의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차후 여론의 긍정화를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 소비자는 “남양 불매운동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문을태 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실 매각 계약 당사자들 간의 다툼 관계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 여부를 떠나 경영 정상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답변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계약 파기가 되고 소송 상황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홍회장같은 경우는 국민과 한 약속이 있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책임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홍회장이 여전히 상근 임원으로 출근 중이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 5월 사퇴 및 경영권 세습의 포기를 밝혔던 홍회장이 회사에 지속적으로 출근한다는 것이다. 이에 회사 측에서는 매각과 관련된 업무만 보고 있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노동조합 위원장은 “경영 업무에 관여를 하고 있는지 여부는 알 수가 없다”라며 “7월 말일 임시주주총회가 연기되면서 노쇼 논란이 제기됐다”며 “논란 이후 월요일부터 바로 시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시위 시작 이후에 직접 만나서 얘기했다”고 밝히며 “대화 당일 출근했었고, 중간중간 출‧퇴근 차도 직접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26일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는 ‘남양유업 홍원식 배임 또는 횡령죄로 처벌을 요청’하는 남양유업 소액주주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는 공표를 하고도 현재까지 회장직을 유지하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청원인은 “회사 측에서는 홍회장이 경영 업무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한다”며 “그렇다면 회사 업무에 참여하지 않은 회장에게 급여를 주는 행위는 배임이나 횡령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홍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며 상반기 약 8억원의 상여금을 수령한 점도 문제 삼았다.

남양유업 노동조합은 ‘오너경영 문제점에 관한 노동조합 입장’을 담은 공식 입장문을 이날 발표했다.

남양유업 노동조합 공식 입장문 [제공=남양유업 노동조합]
남양유업 노동조합 공식 입장문 [제공=남양유업 노동조합]

문일태 노동조합 위원장은 앞으로 발생될 가장 걱정되는 문제에 대해 “첫 번째는 소송의 장기화다”라고 밝히며 “단체교섭권은 헌법으로 보호되는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계약 당사자들의 다툼 때문에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두 번째는 매각 계약이 파기된다고 하더라도 이후 어떤 매각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서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 상태에서 회사가 회복이 돼야 하는데 회복이 어려울까 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법정대리인으로 LKB앤파트너스, 한앤컴패니는 화우를 선임한 부분에 대해 “이미 선임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법정 공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품질면에서는 대다수 국민의 인정을 받고, 직원들도 열심히 일을 하는 상황인데 오너리스크로 직원과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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